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계기로 ‘가마우지 경제’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서 비롯된 위기를 ‘극일(克日)’의 발판으로 삼자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본지 7월2일자 1·2·3면 참조
가마우지 경제는 한국 기업이 완제품을 수출하더라도 그 안에 들어 있는 부품·소재를 만드는 일본 기업이 실리를 챙기는 우리 경제구조를 일컫는다. 가마우지라는 새의 목 아랫부분을 끈으로 묶어 잡은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게 한 후 그 물고기를 가로채는 낚시법에서 유래한 말이다.
김 차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한 일본 각의 결정에 대해 “한국의 미래 성장을 저해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며 “정부는 대기업·중소기업 그리고 국민들과 힘을 합쳐 이번 위기를 일본에 대한 가마우지 경제체제의 고리를 끊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품·소재 기술 국산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산업정책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차장은 “우리는 이미 박정희 대통령의 ‘중화학 공업화 정책선언’으로 많은 제조업 분야에서 절대우위를 극복했고 김대중 대통령의 ‘소재부품산업 육성전략’으로 부품산업 발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이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국가적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진보는 물론 보수 진영까지 아우르는 국민통합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차장은 이어 “우리는 임오군란, 갑신정변, 청일전쟁, 아관파천, 가쓰라-태프트 밀약, 을사늑약, 한일 강제병합 등 어려운 상황들을 극복한 국가로서 이제 세계 12위의 경제대국과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동시에 실현한 세계 최초의 국가로 우뚝 섰다”며 “우리가 직면한 위기도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