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호텔 성장 공식...아주 비싸거나 싸거나

유로모니터 5년간 호텔성장률 분석

5성급은 연 평균 4.9%씩 성장

에어비엔비는 연 20%씩 껑충

끼인 3~4성급만 성장세 주춤

‘5성급 럭셔리호텔 또는 가성비의 에어비앤비.’

최근 수년간 국내 호텔·숙박업계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호텔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이른바 ‘호캉스’ 트렌드에 힘입은 고가의 럭셔리호텔과 ‘가성비’로 승부하는 저가의 숙박업소로 소비 패턴이 양극화되는 모양새다. 반면 그 사이 중간에 낀 3~4성급 호텔들의 성장세는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시장도 이젠 양극화 시대= 4일 시장분석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3년 이후 럭셔리호텔(5성급 이상 특급호텔·일부 4성급)의 경우 호캉스 트렌드 영향으로 시장규모가 연 평균 4.9%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가성비로 승부하는 저가 호텔(0~1성급·일부 2성급)과 숙박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가 포함된 단기숙박업소의 경우 각각 5.4%와 19.8%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중급호텔(3~4성급·일부 2성급)은 불과 1% 성장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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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호텔의 경우 2016년까지 성장세를 이어오다가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6%)을 겪었다. 하지만 이후 호캉스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지난해부터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에어비앤비가 포함된 단기숙박시장은 40.3%나 성장하며 양극화 트렌드를 이끌기 시작했다. 반면 중간에 낀 3·4성급의 경우 호텔신라 계열의 ‘신라스테이’나 롯데호텔 계열의 ‘L7’ 등을 제외하곤 고객들에게 외면 받으며 성장세가 주춤했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는 숙박업소시장의 선두주자도 바꿔놨다. 2013년 2,744억원 규모였던 단기숙박시장이 4년 만에 5,047억원 규모로 두 배 가량 성장하며 럭셔리호텔(5,505억원)을 제친 것이다.

◇6성급 등장…가격 인상 물꼬 틀까= 최근 몇 년간 럭셔리 호텔시장의 경쟁 심화로 숙박요금은 수년째 제자리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서울 시내 특1급(5성급) 호텔의 판매객실 평균요금은 지난 2014년 21만3,307원에서 2017년 20만3,140원으로 오히려 1만원 가량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국내 호텔의 성급 체계가 개편된 직후 7곳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 5성급 호텔은 지난해 말 기준 25곳으로 4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내부적으론 자체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숙박업체와의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숙박요금이 제자리”라며 “지난 2015년 오픈한 포시즌스 호텔도 출점 직후 고가였던 가격을 점차 내리는 등 가격 정책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호텔업계가 다음 달 6일 오픈하는 하얏트 계열의 최고급 럭셔리 호텔 ‘안다즈’와 내년 문 여는 아코르 계열의 최고등급 럭셔리 호텔 ‘페어몬트’에 눈길이 쏠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6성급’ 호텔 문화가 국내에 대중화되면 가격도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안다즈 호텔 관계자는 “오픈 초기 숙박 요금을 그랜드하얏트보다는 높지만 포시즌스 호텔보다는 낮게 책정했다”며 “앞으로 성수기 등 운영 상황에 따라 가격은 탄력적으로 적용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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