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투자사 설립...아시아나 매각중 180억 증자

금호T&I, 자본금 50만원 KVI 세워

매각후도 금호산업 지분 20% 남아

오너일가 영향력 유지 역할할수도

금호 "증손회사 지분구조 영향 미미"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골프장 아시아나CC에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을 비롯해 매각이 본격화됐지만 금호티앤아이(금호T&I)는 투자회사를 만들어 유상증자까지 진행했다.

금호 측은 해외투자를 위해 회사를 만들었다는 입장이지만 매각 대상에 포함된 자산에 18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했다는 점이 석연찮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매각 이후를 고려해 일부 리조트 지분을 비롯, 해외투자사 지분까지 확보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 ‘케이브이아이(KVI)’ 유상증자에 대해 소명하라고 전달했다. 금호T&I는 지난 6월 말 KVI에 18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로써 금호T&I는 KVI의 지분 100%를 확보했고 이관형 상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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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50만원의 KVI는 올 2월 말 ‘지분투자’의 목적으로 설립됐다. 당시 금호고속이 금호건설(홍콩) 지분을 100% 매입한 뒤 웰투씨와 한국캐피탈이 만든 사모펀드가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철수한 직후다.

금호T&I(옛 케이에이인베스트)는 아시아나IDT(267850)(40%), 아시아나에어포트(24%), 아시아나세이버(16%)가 출자해 만든 지주회사로 보험대리점과 건물관리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과거 금호T&I는 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을 때마다 ‘백기사’ 역할을 해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현대투자파트너스에 815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며 자금을 조달하는가 하면 금호건설(홍콩)을 인수하며 계열사들의 자금을 모아 금호홀딩스에 지원하기도 했다. 금호T&I는 금호고속 자회사인 금호리조트·금호고속관광·금호속리산고속 등 인수하는 방식으로 금호홀딩스를 지원하며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데 일조했다.

문제는 매각 대상에 포함된 금호T&I가 새로운 투자회사에 1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다는 점이다. 금호T&I가 매각되더라도 금호산업(002990)이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호T&I가 KVI를 이용해 금호리조트를 비롯한 일부 계열사들에 투자함으로써 박 전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에 매각 이후 자금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CC를 비롯해 중국의 웨이하이호텔&골프리조트 등에 애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과거 금호건설(홍콩)이 해외 합작회사 13곳의 지주회사 격이었지만 그룹이 위기에 빠져 해외 곳곳에 투자한 지분이 흩어져 있는 상태”라며 “박 전 회장이 매각 이후 KVI를 물적분할해 일부 계열사들을 소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 측은 “KVI는 해외투자를 하기 위한 회사이며 증손회사라 모회사 지분구조에 영향을 준다는 해석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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