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유병자보험 계약 건수는 지난 1월 5,453건, 2월 1만5,385건 수준이었지만 지난달에는 4만1,640건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달부터 기존 유병자보험의 가입 한도를 대폭 늘리는 등 공을 들인 덕분이다. 암보험·치아보험으로까지 간편 심사를 확대한 DB손해보험도 유병자보험 계약 건수가 1월 8,519건에서 지난달 3만651건으로 급증했다.
신상품의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화재는 이달 들어 유병자보험인 ‘유병장수 플러스 초간편 플랜’ 판매를 개시했다. 이 상품은 5년 이내 암·뇌질환·심장질환 등 주요 질병 이력만 없으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7일에는 메리츠화재가 3개월 이내 입원·수술 관련 소견과 1년 이내 입원·수술 여부만 따지는 ‘간편한 3·1 건강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전까지 유병자·고령자는 보험 시장에서 ‘찬밥’ 취급을 받았다. 보험금 청구가 잦아 손해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3개월 이내 입원·수술 관련 의사 소견, 2년 이내 질병·사고 경험, 5년 이내 암 진단·수술 등만 없으면 다른 질병을 앓고 있더라도 가입 가능한 ‘3·2·5 보험’의 출시가 늘었고 최근에는 이마저도 간소화되는 추세다. DB손해보험이 지난달부터 5년 내 주요질병 여부만 확인하는 ‘1Q 초간편 건강보험’을 판매 중이며 롯데손해보험은 절판 마케팅에 한창이다. 5년 이내 암 진단·수술 이력 여부만으로 가입 심사가 이뤄지는 이 회사의 간편암 보험은 오는 16일까지만 판매될 예정이다.
이처럼 관련 상품이 앞다퉈 출시되는 것은 유병자·고령자 시장이 그나마 몇 남지 않은 블루오션 시장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 보험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가구당 보험가입률이 98.4%에 달할 정도로 포화 상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 손해율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들어 신규 계약 건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치매보험·유사암보험에 이어 유병자보험으로 과당 경쟁이 이어지는 추세”라며 “수년 후 손해율 증가로 이어지면 결국 보험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