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反日 ‘억지조례’ 만드는 서울시의회…자치구는 관광지에 ‘NO재팬’ 깃발

민관 공조 대응 필요하지만

지자체가 나서 감정적 대응

"너무 나가선 안된다" 우려도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도 반일 조례, ‘노재팬(No Japan)’ 깃발 게시 등 반일정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민관이 공조해 일본에 맞서야 한다는 강경론도 있지만 한일 외교관계를 관리해야 할 지자체가 너무 나가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5일 ‘서울특별시 일본 전범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한에 관한 조례안’에 대해 서울경제가 복수의 공동발의 의원에게 의견을 구한 결과 “수정을 하든 검토를 해야 한다.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홍성룡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대표발의한 이 조례는 시·의회·투자출연기관이 일본 전범기업 제품을 공공구매하지 않도록 시장에 노력 의무를 지우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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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은 지난 1월 일본 전범기업 제품의 ‘수의계약’을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도 발의했지만 당시 임시회에서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부조달에 관한 협정 개정의정서에 ‘외국인 소유의 정도에 근거해 불리하게 대우하지 아니한다’는 비차별 조항이 있어 ‘상위법 상충’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대상이 일본 기업이 아닌 ‘전범기업’으로 WTO 협정과 접촉되지 않으며 시장의 책무는 ‘노력하여야 한다’는 권고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례에는 시장에 전범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한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명시해놓은데다 전범기업 중에는 미쓰비시·미쓰이·히타치 등 일본의 주요 상사·제조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상위법 저촉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 의원과 조례를 공동발의(총 74명)한 민주당 의원조차 “화이트리스트 배제 후 무언가 정치적 행동을 하자는 정무적인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일관계를 관리해야 할 관이 너무 감정적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른 민주당 시의원도 “불매운동도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며 “시의회까지 나서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국당 시의원은 “감정적으로 싸우면 주요 부품을 수입해 써야 하는 기업들은 다 죽는다”며 “무리한 조례”라고 꼬집었다.

서울 중구의 ‘노 재팬(No Japan)’ 깃발   /자료제공=중구서울 중구의 ‘노 재팬(No Japan)’ 깃발 /자료제공=중구


지자체는 반일 여론과 외교 간 줄타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중구는 을지로·세종대로 등 도심 주요 22개 도로에 ‘노 재팬’ 깃발 1,100개를 6일 밤부터 게시할 예정이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중구는 서울의 중심이자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오가는 지역으로 전 세계에 일본의 부당함과 함께 이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인 관광객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자주 찾는 도심에서 지자체가 공개적으로 반일 선전을 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서대문구 등 63곳의 기초지자체는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가 이뤄질 때까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지방정부 참여 △지방정부가 공공구매하는 품목 중 일본산 제품에 대한 거래 전면 중단 등의 내용이 담긴 행동계획에 동참한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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