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인종주의 비난하고 총기규제 강화한다지만…진정성은 의문

위험인물 총기소지 규제·폭력 미화 문화 개선 촉구

“총기규제 강화 대신 정신질환 등에 초점” 지적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지난 주말 발생한 두 건의 총기참사와 관련, 총기 규제 강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과 대량 살상 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법 집행을 약속했다. 비디오 게임 등을 통한 폭력 미화 풍조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총기 범죄를 도모할 수 있게 방치한 인터넷 공간의 개선 노력을 요구하는 등 문화적 변화도 촉구했다. 특히 인종주의와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하며 의회에 초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성명에서 공공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여겨지는 위험인물의 총기류 소지를 선별적으로 규제하는 이른바 ‘적기법’(붉은깃발법·red flag laws)의 통과를 촉구했다. 이 법은 경찰이 위험인물의 총기 소유 금지를 법원에 청원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을 담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타인에게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인물들로부터 법 집행기관이나 친척이 총기류를 일시적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총기 소지의 자유가 인정된 미국에서 공공안전이라는 공동체의 더 큰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개인의 총기 자유에 제약을 가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공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가한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은 총기류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만약 그런 사람이 총을 소지한다면 신속한 적법 절차를 거쳐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트럼프 대통령은 비디오 게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화살을 돌렸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폭력의 미화를 중단해야 한다”며 곤경에 빠진 젊은이들이 너무도 쉽게 폭력을 찬양하는 문화에 빠져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극단주의와 맞서 싸우고 온라인상의 폭력 징후를 포착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는 한목소리로 인종주의와 편견,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해야 한다”면서 “진정한 초당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총기 규제 강화 법안에 미온적 입장을 보였고 스스로 분열을 조장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놓은 점 등을 들어 이날 발표한 메시지의 진정성이 부족하고 효과도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총기가 아니라 정신질환과 증오”라고 말했다면서 그가 미국총기협회(NRA)와 싸우기를 분명히 주저한다고 평가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