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총기난사는 惡의 공격”…총기규제 초당적 협력 촉구

신속한 처형법 추진

정실질환 등에 초점...진정성은 의문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주말을 보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백악관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전 기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주말을 보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백악관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전 기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지난 주말 텍사스주와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와 관련해 “모든 미국인은 인종주의와 편견, 백인 우월주의를 비난해야 한다”며 강력한 법 집행을 약속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이런 사악한 이념은 반드시 물리쳐야 한다”며 “미국에서 증오가 발붙일 곳은 없다. 증오는 정신을 비뚤어지게 하고 마음을 황폐화하고 영혼을 집어삼킨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두 총격 사건을 ‘야만적 공격이자 모든 인류에 대한 범죄’, ‘악의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총기규제 강화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으며, 총기 구매자에 대한 더욱 강력한 신원조회 법안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량 살상 가해자들이 신속히 처형될 수 있도록 새로운 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나는 증오범죄와 대량 살상을 저지른 자들이 사형에 직면하고 이 사형 집행이 불필요하게 수년 간 지연되지 않고 빨리, 결단력 있게 확실히 이행되도록 하는 법을 법무부가 제안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총기 규제 강화 법안에 미온적 입장을 보였고, 스스로 분열을 조장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놓은 점 등을 들어 이날 발표한 메시지의 진정성이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총기가 아니라 정신질환과 증오”라고 말했다면서 그가 미국총기협회(NRA)와 싸우기를 분명히 주저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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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A는 공화당의 전통적 돈줄 역할을 해온 대표적 이익단체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할 것을 촉구하며 총기 규제 강화보다는 정신질환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조치들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구매가 허용되지 않아야 하는 정신질환자들을 더 잘 식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적기법을 포함한 많은 조치의 개요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WP는 트럼프가 성명에서 총기 구매자 신원조회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히고 이에 앞서 트윗에서도 같은 주장을 했지만, 정작 2월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에서 신원조회 강화 법안이 통과됐을 때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설명했다.

또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정책 선택지를 제시했지만, 종종 인종적 분열을 유발한다고 비판받아온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증오에 대한 자신의 말을 제외한 모든 것을 비난했다”면서 하지만 “그가 하지 않은 것은 자신에게 책임을 지우거나 그의 언사를 바꾸겠다고 다짐하는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CNN은 “그는 정치적 대화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미국인의 두려움과 편견에 호소해 성공을 거뒀다. 그래서 그가 갑자기 증오를 비난하는 것을 듣는 것은 거슬렸다”고 부연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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