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문화 즐기며 여름나기...미술관서 놀자

[미술관 여름방학 프로그램 풍성]

쾌적한 공간서 더위 피하면서

관람·체험 통해 상상력도 키워

북서울미술관 '소프트 카오스'展

국립현대미술관 예술학교 등 인기

유현미 작가의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어린이갤러리 개인전 ‘소프트 카오스:공간 상상’의 전시 전경.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유현미 작가의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어린이갤러리 개인전 ‘소프트 카오스:공간 상상’의 전시 전경.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미술관 어린이갤러리에서는 작가 유현미의 개인전으로 어린이전시 ‘소프트 카오스:공간 상상’이 한창이다. 방학이 시작되면서 어린이 관객이 급증해 지난 7월 한 달 관람객만 16만3,000명을 기록했다. 지난 3월26일 개관한 이 전시의 누적 관람객은 8월 4일 집계기준 10만 277명이다. 여름방학인 요즘은 하루 평균 900명 꼴로 관람하고 있다. 유현미 작가는 3차원의 공간을 교묘하게 구성한 후 색칠 등 회화적 조작을 가해 2차원적으로 보이게 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영상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 실제 공간에서의 시지각 경험을 자극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여름방학을 맞아 미술관이 후끈 달아올랐다. 항온항습의 쾌적한 환경을 갖춘 미술관 공간이 피서를 위해 제격인 데다 ‘창의적 인재 교육’을 지향하는 부모들의 교육열이 가세했다. 특히 미술관 교육프로그램은 체험과 재미에 중점을 둔 놀이형 학습이라 어린이 자녀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성동구 성수동으로 이전한 헬로우뮤지움에서 진행된 원로작가 성능경의 퍼포먼스 장면. /사진제공=헬로우뮤지움성동구 성수동으로 이전한 헬로우뮤지움에서 진행된 원로작가 성능경의 퍼포먼스 장면. /사진제공=헬로우뮤지움


국내 최초의 어린이교육 전문 사립미술관으로 문 연 헬로우뮤지움은 지난 4월 성동구 성수동 안심상가로 이전한 후 ‘사전행사’ 격으로 원로 행위예술가를 초청해 ‘미술관의 개구장이들’ 행사를 마련했다. 이와 연계한 교육프로그램 ‘아트동동’은 지난달 말 모집 시작 당일에 정원 300명이 모두 매진됐다.


‘창의교육의 명문’으로 소문 난 미술관이 이전을 위해 5개월 이상 휴관하는 바람에 오래 기다렸던 수요자들이 한번에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전시는 퍼포먼스 예술의 원로 거장인 이건용(77), 성능경(75), 윤진섭(64)의 3인전으로 이들의 대표작을 통해 공간 탐구, 미술의 개념, 퍼포먼스의 의미 등을 놀이처럼 배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헬로우뮤지움의 새 공간은 전용면적 170평의 중정을 둔 도너츠 형태로 오는 10월 16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10일까지 진행되는 교육프로그램은 매진이지만 매일 100명 수준의 관람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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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성수동으로 이전한 헬로우뮤지움에서 진행된 원로작가 이건용의 퍼포먼스 장면. /사진제공=헬로우뮤지움성동구 성수동으로 이전한 헬로우뮤지움에서 진행된 원로작가 이건용의 퍼포먼스 장면. /사진제공=헬로우뮤지움


성동구 성수동으로 이전한 헬로우뮤지움에서 진행된 원로작가 윤진섭의 퍼포먼스 장면. /사진제공=헬로우뮤지움성동구 성수동으로 이전한 헬로우뮤지움에서 진행된 원로작가 윤진섭의 퍼포먼스 장면. /사진제공=헬로우뮤지움


현대미술가 구동희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종로구 율곡로3길의 아트선재센터는 전시 연계 행사로 ‘미술관은 놀이터:딩동,전시 배달왔습니다’를 17일과 31일 양일간 초등 4~6학년 선착순 10명씩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구동희 작가가 일상의 경험에서 작업의 대상을 발견하며, 이번 전시 제목이 ‘딜리버리’인 것에서 착안한 것으로 배달과 관련된 일회용품을 재료로 만들기, 그림 그리기, 게임 등을 하게 된다.

아트선재센터의 전시 연계 어린이 프로그램인 ‘미술관은 놀이터’의 체험 장면. /사진제공=아트선재센터아트선재센터의 전시 연계 어린이 프로그램인 ‘미술관은 놀이터’의 체험 장면. /사진제공=아트선재센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3일짜리 ‘DDP디자인 어린이 방학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현상을 달리 보고, 문제를 발견한 후 해결 방식을 도출하는 ‘디자인적 사고’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초등 2학년 이하는 선착순 모집이지만 3~6학년은 자기소개서 심사를 거쳐 선발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방학 프로그램을 놓쳤더라도 9월부터는 DDP디자인뮤지엄 정규 교육프로그램으로 운영될 예정이라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DDP어린이 교육은 제대로 관찰하고 질문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면서 “그것이야말로 현대 디자인이 어린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소개했다.

DDP디자인 여름캠프의 한 프로그램인 ‘소셜픽션’의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디자인재단DDP디자인 여름캠프의 한 프로그램인 ‘소셜픽션’의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디자인재단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7일과 8일 양일간 진행하는 ‘어린이 문화예술학교’는 7월 말 참가신청을 받았고 80명 정원이 일찌감치 채워졌다. 전시 중인 덴마크 작가 아스거 욘의 작품을 감상하고 각자의 메시지를 표현하거나, 원로작가 박서보의 ‘묘법’을 어린이들 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남은 방학기간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은 더 있다. ‘어린이 예술탐탐’ ‘미술관지도: 공간타구’ 외에 서울관의 전시 연계 프로그램이 오는 24일까지 마련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어린이미술관에서 상설전시 ‘#보다’와 연계해 이건용 작가의 작품을 주제로 교육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어린이미술관에서 상설전시 ‘#보다’와 연계해 이건용 작가의 작품을 주제로 교육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어린이미술관에서 진행중인 ‘동그라미에서 동그라미로’ 활동 모습.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과천 어린이미술관에서 진행중인 ‘동그라미에서 동그라미로’ 활동 모습.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사실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에 어린이미술관을 별도로 두고 있다. 미술관 바로 옆에 서울대공원과 국립과천과학관, 한국마사회의 렛츠런파크 등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이 밀집해 있는 것이 집적효과의 측면에서는 장점이나,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에서 미술관 진입로 쪽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이 성수기와 주말에는 평균 2시간 이상 상습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어린이 관련 건축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해 온 이유에스플러스건축의 서민우 건축가와 미술관 안팎의 공간을 탐구하고 새롭게 상상해보는 ‘아빠 건축가와 함께하는 미술관 공간 워크숍’이 있고, 어린이들이 예술가처럼 창작 계획을 세우고 재료를 주문한 후 표현해 보는 ‘아트카페’, 미술관 소장품을 찾아보는 ‘뚜벅뚜벅! 미술관 탐험대’ 등이 마련됐다. 어린이미술관 상설전시인 ‘#보다’전과 연계한 5종의 체험·교육프로그램은 오는 25일까지 참여할 수 있다. 과천관의 어린이미술관 특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여름방학 특별 교육프로그램은 온가족을 위해 마련된 여가의 기회”라며 “여름방학 기간을 활용해 연중 항온습도 시스템을 통해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하는 미술관에서 현대미술과 가까워지고 상상력을 키우는 즐거운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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