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고 있는 총격 사건의 범인들이 범행 전 성명서를 올린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에잇챈’(8chan)이 결국 서비스를 중단했다.
5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에 따르면 에잇챈의 네트워크 제공 사업자인 클라우드페어는 이날 오전 “에잇챈을 위한 서비스를 더는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튜 프린스 클라우드페어 최고경영자(CEO)는 “에잇챈은 스스로 불법적임을 인정했고 여러 건의 비극적 참사를 야기했다”면서 “그 게시판은 증오의 소굴”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에잇챈은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접속이 원천 차단된다. 에잇챈은 그동안 구글 검색을 통해서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오픈 웹상으로는 접속이 가능했었다.
에잇챈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프레드릭 브레넌이 지난 2013년 개설한 온라인 게시판이다. 아라비아 숫자 8을 누여놓은 형태가 ‘무한대 기호(∞)’와도 비슷해 ‘인피니티(Infinity·무한) 챈’으로도 불리는 이 게시판은 초기에는 유머와 일상 소재 등을 담은 글이 주류였다. 2015년엔 사이트 운영권이 온라인 사업자 짐 왓킨스에게 넘어갔다.
그러나 근래에는 백인 우월주의자 집회 공고나 회원 모집 수단으로 악용돼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미 텍사스주 엘패소 동부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해 20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 패트릭 크루시어스(21)는 범행 직전 에잇챈에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는 내용이 담긴 온라인 성명서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월 뉴질랜드 남섬 최대도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두 곳에 반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채 난입해 50명을 살해하고 49명을 다치게 한 호주 출신 총격범 브렌턴 태런트(28)도 범행 직전 에잇챈과 트위터에 73쪽 분량의 온라인 선언문을 게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에잇챈이 “총격범들의 메가폰(Megaphone·확성기)”이라고 지적했다. 개설자인 브레넌은 전날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대량 살상 소식을 들을 때마다 에잇챈과 관련된 게 아닌지 확인해보고 있다. 사이트를 이제 닫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