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기관 1조 샀지만...변수 많은 8월 '살얼음판'

■코스피 1.5%·코스닥 3%대 하락

G2 분쟁·1,200원대 치솟은 환율에

외국인 '팔자'...개인도 '공포 투매'

日 '韓 백색국가 제외 발효' 등 즐비

"4분기나 돼야 반등 계기" 전망도




며칠 새 기록적인 폭락을 보였던 증시가 낙폭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위기다. 시장 급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이벤트들이 이달 줄줄이 예정돼 있어 증시의 향방을 쉽게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걷힌 오는 4·4분기나 돼야 증시가 반등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6일 코스피지수는 1.51% 내린 1,917.5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2.39% 미끄러진 1,900.36으로 거래를 시작한 지수는 장중 1,900선이 무너지는 등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으나 낙폭이 전날(2.56%)보다는 감소했다. 코스닥은 오전에 5% 이상 급락한 뒤 장중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결국 장 막판 매물이 쏟아지며 3.21% 하락 마감했다. 그나마 전날 7% 넘게 빠진 것보다는 낙폭을 좁혔다.

불안감은 여전하다. 특히 한국 증시를 억눌러온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비화해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악화로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6,000억원 넘게 내던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최근 3거래일간 순매도 금액이 1조3,000억원을 넘는다. 한일 경제전쟁에 미중 환율갈등까지 덮쳐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치솟은 만큼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추가로 발을 뺄 가능성도 상존한다. 외국인은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지수를 통째로 사고파는 대규모 매매 물량인 프로그램 매매 비차익 거래에서도 이날 3,560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2,865억원, 609억원씩 사들였지만 개인(3,428억원 순매도)의 ‘공포 투매’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셀트리온헬스케어·메디톡스·헬릭스미스·에이치엘비 등 최근 코스닥을 끌어내린 바이오주를 다시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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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이날도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7,800억원 이상을 내던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은 지난해 ‘검은 10월’과 올해 초 하락장을 겪은 탓에 빨리 주식을 내던진 것으로 보인다”며 “담보로 맡긴 주식이 매물로 나오는 반대매매 비중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에는 특히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높일 만한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고비를 넘기면 증시 회복도 기대할 수 있지만 녹록지 않다는 것이 증권가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투자에)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달 말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시행되는 점도 환율 급등을 자극할 요소”라고 내다봤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 반등이나 수출 회복 등 반전의 계기가 4·4분기나 돼야 조금씩 나타날 것”이라며 “그때가 반등 시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일 수 있고 이는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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