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우리의 문제는 중국이 아니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라고 연준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큰 폭의 추가 금리 인하를 재차 압박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노린 진짜 타깃은 중국이 아니라 연준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우리의 문제는 중국이 아니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하고, 중국이 수천개의 기업을 다른 나라에 빼앗기고 그들의 통화가 포위당한 반면 미국으로는 자금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의 문제는 너무 거만해 너무 빨리 행동하고 너무 많이 (시장을) 조인 그들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연준”이라며 “그들은 더 큰 폭으로 더 빨리 금리를 내리고 터무니없는 양적 긴축을 이제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에 앞서도 트위터를 통해 “연준은 듣고 있나. 중국의 환율조작은 앞으로 중국(위안화 가치)을 매우 약하게 할 중대한 위반”이라며 금리 인하를 압박한 바 있다. 또 이튿날에는 대중 강경파로 꼽히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연준에 1%포인트에 달하는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며 공세에 가세했다.
연준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연준이 중국과 유럽 등 다른 국가의 통화정책에 비해 충분히 큰 폭의 금리 인하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인도와 뉴질랜드·태국 등 3개국의 중앙은행이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금리를 인하한 뒤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이들 국가의 금리 인하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가 다른 나라와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연준이 이해한다면 훨씬 더 쉬울 것이지만 연준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올 들어 이미 세 차례나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인도는 이날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2개월 만에 또 금리를 내렸다. 인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5.75%에서 5.40%로 0.35%포인트 인하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이날 경제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1.0%로 낮췄고 태국도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하지만 연준은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트럼프 정부의 주장과 거리를 두고 있다. 연준의 대표적 금리인하론자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6일 전미경제학자클럽에서 “연준이 서로 한방씩 치고받는 무역전쟁에서 위협과 반격에 일일이 대처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