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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내나는 뉴스] 다른 나라는 무역전쟁을 어떻게 이겼을까?

  • 정수현 기자
  • 2019-08-12 06:30:20
  • 정치·사회

한일갈등, 불매운동, 노노아베, 무역갈등, 무역보복

[툰내나는 뉴스] 다른 나라는 무역전쟁을 어떻게 이겼을까?

지난 달 한국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 원자재 수출규제로 시작한 한일 갈등이 전례 없는 ‘무역 전쟁’으로 번지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한·일 갈등이 불매운동으로 번질 만큼 국민들의 감정도 나빠진 상태지.

그런데 과거를 돌아보면 경제적 이유 뿐 아니라 정치·외교적 이유로 크고 작은 경제 보복을 주고 받은 나라들이 적지 않아.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바나나 분쟁으로 출발했지만 항공, 소고기 등으로 전선이 넓어지면서 장장 8년을 대치했고, 파나마와 콜롬비아도 보복 규제를 주고 받으며 6년간 대치하다 결국 둘 다 엄청난 손실을 입으며 물러섰어. 반면 베트남과 인도, 베트남과 호주는 발생 직후 과감하게 맞불 대응을 하는 한편 재빠른 결단을 통해 자국의 실리를 살뜰히 챙겨 고작 2주 만에 분쟁을 종결시켰지. 상대방을 꺾을 수 없다면 눈을 돌려 수출 다변화로 답을 찾아낸 노르웨이와 대만도 우리가 눈여겨볼 좋은 사례야. 한일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데, 우리는 어떤 전술을 택해야 이번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 먼저 겪어본 나라들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며 같이 생각해보자고.

■“너 죽고 나 죽자” 파국으로 끝난 보복형 전술

△미국-유럽 바나나 전쟁

[툰내나는 뉴스] 다른 나라는 무역전쟁을 어떻게 이겼을까?

[툰내나는 뉴스] 다른 나라는 무역전쟁을 어떻게 이겼을까?

이 사건은 미국이 바나나 무역을 둘러싸고 EU에 경제제재를 공언하며 시작된 분쟁이야. 유럽은 과거 식민지였던 국가에서 생산되는 바나나보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치키타(Chiquita)’, ‘돌(Dole)’ 등 중남미 바나나에 대해 관세를 높게 받고 있었거든. 미국은 1993년부터 이에 대해 항의해왔어. 결국 1999년 3월, 미국은 유럽이 수출하는 핸드백, 지갑, 건전지, 커피 메이커 등 14개 사치품에 100%의 보복관세를 부과했지.

유럽 역시 가만있지 않았어. 이에 대항해 환경보호를 명목으로 미국의 노후된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금지시켰고 미국은 콩코드 여객기의 미국 내 취항을 금지시켰어. 뿐만 아니라 미국산 호르몬 쇠고기도 금수조치 했지.

결과는 어떻게 됐냐고? 이 분쟁은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의 손을 들어주며 끝이 났지만 그동안 벌어진 1억 9,140만 달러 어치의 보복관세는 소급적용할 수 없어 수많은 제품에 막대한 손실만 입히게 됐어. EU와 미국이 분쟁 해소에 전격 합의한 2001년 4월까지 8년간 전쟁을 끌어온 셈이야. 바나나에서 시작, 소고기, 항공까지 확대된 거대한 무역 분쟁. 이해 당사국은 물론 신흥 교역국 생존까지 위협했던 최악의 사례로 소개되고 있어.

#8년 #바나나_때문에 #왜_우리까지

△파나마-콜롬비아 신발 전쟁

파나마에는 중미 내 최대 규모 자유무역지대인 콜론자유무역지대가 있어. 이곳에서 파나마는 섬유와 신발 등을 주변국인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등에 수출해왔지. 그런데 2013년, 콜롬비아가 자국민 산업을 보호하겠다며 이곳에서 수출하는 파나마의 신발과 섬유제품에 10%의 관세를, 컨테이너 1kg 당 1.75~5달러를 가산금액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어. 그것도 무려 3년간.

콜롬비아의 무리한 고관세 정책에 WTO는 2016년 기준으로 혼합 관세를 폐지하라고 명령했어. 콜롬비아는 약속을 지켰을까? 아니. 2016년 오히려 세관 통제를 강화하는 두 가지 법령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결국 이게 양국 교역을 마비시키고 무역갈등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돼.

파나마는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에서 수입하는 꽃, 시멘트, 유연탄 등 제품에 대해 수입 관세를 최대 30%까지 전격 인상해. 특히 현지 꽃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콜롬비아산 장미, 카네이션, 국화, 백화, 글라디올러스 등 원예류의 수입에 30%의 세금을 부과하지. 이게 끝이 아니야. 2018년엔 석탄 종류인 역청탄 수입에 15%, 백색 시멘트는 5% 추가관세 부가가 이뤄졌고 화장지와 종이 타월까지 30%의 관세를 때렸어.

전쟁으로 치닫는 두 국가의 보복이 6년을 넘어가자 중남미 최대 자유무역지대이자 콜롬비아, 베네수엘라의 최대 수요처인 콜론자유무역지대는 점점 침체됐고 파나마는 저성장에 접어들지. 결국 파나마와 콜롬비아는 회담을 시작해 “콜롬비아 정부가 당시에 채택한 제한적 조치로 인해 발생한 분쟁을 해결할 것이다”라고 관세 분쟁 종결 의사를 밝히면서 끝이 났대.

#6년 #과도한규제로_결국장기손해

■발빠른 ‘맞불 대응’으로 담판 지은 실속형 전술

△베트남-인도 땅콩 전쟁

[툰내나는 뉴스] 다른 나라는 무역전쟁을 어떻게 이겼을까?

[툰내나는 뉴스] 다른 나라는 무역전쟁을 어떻게 이겼을까?

베트남은 2016년 인도에서 수입한 3,000톤 이상의 땅콩과 24톤의 타마린드가 땅콩벌레에 감염된 것을 발견했어. 다음 해 1, 2월 추가 수입한 380톤의 땅콩도 벌레에 감염된 것을 발견했지. (참고로 땅콩벌레는 베트남에서 가장 위험한 희귀해충 중 하나로 꼽히고 있어) 결국 2017년 3월 베트남은 인도에 대해 일부 농산물의 일정 기간 수입을 유예한다는 결의안을 발표했어. 땅콩, 계수나무씨, 코코아너트, 콩 등이 포함됐지.

땅콩이 대수냐고? 그렇지 않아. 인도는 베트남 최대 땅콩 공급국가거든. 인도 땅콩은 베트남 넛츠류 총 수입액에서 4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2016년 인도산 땅콩류 수입액은 약 1억1,300만 달러나 됐어. 화가 나 맞불 대응에 나선 인도는 제재 6일 뒤, 베트남산 농산물인 커피 원두, 후추, 계피, 카사바, 용과 등 수입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어. 중단 이유는 똑같이 해충 감염! 인도는 베트남산 계피 1위 수입국이었고, 후추는 4위 수입국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거든.


결국 양국 농산물이 모두 큰 타격을 입게 될 상황이 되자 베트남은 2주 만에 인도에 다시 손을 내밀었어. 만약 양국이 계속 팽팽하게 대립했을 경우, 베트남은 대인도 수출액에서 1억7,000만~ 2억 달러, 인도는 대베트남 수출액에서 1억2,000만 달러의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대. 인도와 베트남은 각국에 내렸던 수입금지 조치를 사이좋게 해지하고 더불어 식물 위생 검사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어. 결과적으로 양국간 교역이 더 넓어진 윈-윈 케이스가 됐다니까.

#2주_천하 #이젠_서로_건드리지_말자

△베트남-호주 생과일 전쟁

베트남과 호주는 1973년부터 양국을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킬 정도로 오랜 기간 외교적으로 친분이 깊은 관계였어. 그런데 2015년 1월. 베트남은 호주의 38가지 생과일에 대해 대뜸 수입을 보류하기로 결정했어.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냐고?

배경을 한 번 들어봐. 그동안 호주는 베트남에 포도, 오렌지, 체리, 자두, 복숭아 등 다양한 품종을 수출해왔고 그 액수는 4,210만 달러나 됐대. 하지만 정작 베트남산 생과일은 호주로 들여오지 않았지. 호주는 독특한 자연환경과 농업 부문 보호를 위해 수입 식품 검역이 아주 까다롭거든. 베트남에서 수입한 과일이라곤 99% 이상이 캐슈넛과 냉동과일, 캔과일류 정도였다네. 호주는 베트남의 생과일에 초파리가 있을 수 있어서 자국 식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베트남 입장에선 부아가 치민 거지.

호주는 국내 농산물 공급초과 문제를 해외 수출을 통해 해결해야만 하는 국가야. 베트남의 대호주 수입제재는 호주에 큰 피해를 입혔어. 특히 포도 수출액은 2014년 2,900만 달러에서 2015년 초 80만 달러로 뚝 떨어졌지.

베트남의 보복에 놀란 호주는 곧바로 시정 조치에 들어갔어. 베트남 리치 수확 시기에 맞춰서 베트남산 리치 수입을 허용하기로 결정한거야. 이는 수입 과일 시장을 열게 된 최초의 사례가 됐대. 최초의 타이틀을 베트남이 가져가게 된 셈이지. 과감한 대응이 더 큰 성과로 이어진 좋은 사례라고 불릴 만 하지?

#6개월로_끝 #서희_뺨치는_외교전술

■“너만 의존하지 않을 거야” 꾸준한 다변화 전술

△중국-노르웨이 연어 전쟁

노르웨이와 중국은 정치문제가 경제 제재까지 번진 우리와 비슷한 사례를 가지고 있어. 2010년 노르웨이 노벨 평화상 위원회가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를 수상자로 결정하자 중국이 단단히 뿔이 났어. 비자면제 조치도 취소하고 학술교류도 제한하고 심지어 경제보복 조치로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금지시켰어. 당시 노르웨이산 신선 연어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90%에 달했는데 말이야.

노르웨이는 덕분에 2011년 이후 연어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30%로 급감했지만 수산업계가 치명상을 입진 않았대. 연간 65억 달러(약 7조4,000억원)수준의 수출액을 유지하며 잘나갔던 이유, 바로 다변화에 답이 있었다네.

노르웨이는 EU, 한국, 홍콩, 베트남 등 우회 수출을 시도했고 영국과 칠레 등에 소유한 연어 양식장에서 중국 수출을 늘렸대. 비공개 통계를 들여다보면 이 당시 되레 연어의 수출이 더 늘었다는 분석도 있을 정도라고 해. 약 7년이란 시간이 흘러 노르웨이 외무장관과 중국 외교부장은 베이징에서 만나 그동안 경직됐던 정치 및 외교관계를 정상화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며 결과적으로 평화롭게 끝이 났어.

#7년을_끌었지만 #수출길은_더욱_탄탄

△중국-대만 관광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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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꾸준히 관광 교류를 해오던 중국과 대만. 하지만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 정권이 출범한 2016년 5월 양안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급기야 대만 관광 제한조치까지 내려졌어. 그해 5월 대만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2만 6,000여명으로 전년 동기 17만 4,000여명에 비해 28%나 감소했어.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예상외로 대만은 꿈쩍도 하지 않았어. 오히려 대만행정원에 따르면 2016년 대만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069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대. 대만 총통은 트위터에 중국어는 물론 한국어, 일본어 등 9개 언어로 ‘감사합니다’ 글을 올리며 자축하기도 했어.

어떻게 그렇게 됐을까? 역시 다변화에 답이 있었어. 대만은 브루나이와 함께 태국에 대해 1년 기한으로 비자면제 조치를 취했어. 페이스북에는 일본 관광객을 향해 “중국 관광객이 오지 않으니 안정이 찾아왔다”는 문구를 넣으며 홍보에 박차를 가했고, 한국에도 서울뿐 아니라 부산에 사무소를 내는 등 한국 관광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섰어. 결국 대만을 찾은 한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은 각각 33%, 17% 증가했대. 중국은 지금도 꾸준히 대만에 대해 관광 제한 압박을 하고 있지만 2017년에 들어서도 대만을 찾은 동남아 관광객은 전년동기대비 28.3% 늘어나는 등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네. 칭찬할 만 하지?

#현재도_진행중 #불안정한_외교에_안정을_찾은_대만

장기전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 한일 간 경제전쟁. 아직 그 끝이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건 확전을 막고 갈등을 줄일 해법을 찾아내는 것 아니겠어? 분위기에 편승한 정치인들의 선동에 휩쓸리기보다 차분하게 실리를 챙길 방법을 찾아야 할 타이밍이라는 것이지. 훗날 지금 이 무역갈등은 어떤 사례로 소개될까.
[툰내나는 뉴스] 다른 나라는 무역전쟁을 어떻게 이겼을까?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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