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석(사진 오른쪽 첫 번째) 코레일 사장 부산철도차량정비단을 찾아 KTX 객실 냉방장치 정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코레일최근 KTX 열차 냉방기기가 잇따라 고장 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승객 불편과 열차 안전운행에 우려가 제기된다. 13일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9시 54분 서울역에 도착할 예정이던 포항발 KTX-산천 472호의 기장 이모(51) 씨가 오후 7시 20분께 중간 정착역인 대전역에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이송됐다.
앞서 그가 열차를 운행할 당시 운전실의 에어컨이 고장 나 있었고 열차 출발 1시간여 뒤인 오후 8시 35분께 김천구미역을 지난 구간에서 그의 얼굴과 손발의 마비 증상을 대전 종합 관제운영실의 기술지원 팀장에게 알렸다. 이에 코레일은 열차팀장을 운전실로 이동하도록 해 기장과 동승한 가운데 서행을 하게 했다. 한편 이 씨가 병원에 이송된 후 나머지 대전역~서울역 구간은 업무를 마친 뒤 귀가하던 다른 기관사를 대체 투입해 운행했다.
지난 9일에는 오후 3시께 여수엑스포역 발 서울행 KTX 716호 열차의 5개 객차에서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승객들이 ‘찜통 객실’을 겪어야만 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열차 노후화로 운전실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시속 120∼130㎞로 달리는 무궁화·새마을호는 창문이라도 열 수 있지만, 300㎞로 달리는 KTX는 그럴 수도 없다”며 “열차 안전운행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KTX 차량은 기장 운전상태를 확인하는 운전자 경계 장치, 신호 장치, 관제실 열차제어시스템 등 첨단 열차운전 보안장치로 기장이 심신 이상 등으로 운전이 어려운 경우에도 즉시 비상 정차해 승객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해명했다. 또 “KTX 운전실 냉방장치는 사전에 정비와 관리를 철저히 해 고장이 나지 않도록 하고, 예비차량을 최대한 확보해 고장 발생 때 교체할 계획”이라며 “기장이 운전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기존 냉방 용품인 선풍기를 냉풍기로 대체하고 얼음조끼와 얼린 물수건, 얼음 생수를 추가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윤지 인턴기자 yjsong@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