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속에서 미국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의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에서 ‘무역 로비스트’를 고용하는 등 로비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상원 문건을 입수해 이 같이 보도하면서 화웨이가 지난달 미 로펌 ‘시들리 오스틴’과 계약하고 수출규제와 무역 제재, 기타 국가안보 관련 현안에 초점을 맞춰 로비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들리 오스틴은 이미 화웨이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이란에서 사업하면서 최소 4개 금융기관을 속인 혐의로 기소된 사건도 맡고 있다.
블룸버그는 “상원 문건은 화웨이와 스들리 오스틴이 유대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블룸버그는 화웨이가 로펌 ‘스텝토 앤 존슨’ 및 ‘존스 데이’와도 계약했다고 전했다.
존스 데이의 파트너 변호사인 사미르 자인은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한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화웨이가 ‘오바마 인사’인 자인을 로비스트로 고용한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에서 “좋지 않고,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와 유착돼 스파이 활동을 한다는 의혹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됐고,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국면에서 존재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하려면 사전에 승인을 얻도록 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에 대해 블랙리스트 지정과는 별도로 국방수권법(NDAA)에 따라 미국 정부 기관이 중국업체의 통신·감시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적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지난해 말 거의 중단했던 미국 내 로비 활동을 화웨이가 재개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