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에 어려움을 겪던 부영 을지로 빌딩이 새 주인을 찾았다. 플랫폼 사업자인 더존비즈온(012510)이 주인공이다. 서울에 새 거점을 마련해 주력인 플랫폼 사업에서 영업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인 더존비즈온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서울시 중구 을지로 1가 87번지에 위치한 부영 을지빌딩을 4,501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더존비즈온은 23일 4,401억원을 납입하고 잔액은 기업결합신고 접수 통지 완료일로부터 2일 이내에 지급할 예정이다. 건물 가격이 600억원, 토지가 3,900억원 규모다. 더존비즈온은 우선주 유상증자를 통해 1,500억원, 내부자금 500억원,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2,5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부영을지빌딩은 지하 6층 지상 21층(연면적 5만4653㎡)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과거 삼성화재 본사로 사용된 건물로 2017년 부영주택이 4,38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단위면적당 가격은 3.3㎡당 2,650만원으로 당시 국내 오피스 매각가격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부영은 경영난을 겪으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건물을 되파는 작업을 추진해왔다. 앞서 이지스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여러 이유로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 KB자산운용, 코람코자산,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등 다양한 원매자들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매각 작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더존비즈온은 이번 매입을 통해 서울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하고 다양한 사업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회사 측은 “솔루션 구축과 영업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업무 시너지 향상 및 비용 절감 등 비즈니스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더존비즈온이 추진하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핀테크 등 제휴 협력이 필요한 플랫폼 기반 신규 비즈니스 전개를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더존비즈온은 이번 건물 인수로 연간 이자비용이 60억원, 감가상각비용 20억원 등 총 80억원의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건물 1~8층 임대료(90억원) 및 기존 서울 오피스 임차료 감소분(30억원) 등을 감안하면 40억원 정도 이익이 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