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10분 먼저 도착해 기업인 기다리는 박영선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분업적 협력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중소기업 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 사진제공=중기부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분업적 협력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중소기업 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 사진제공=중기부



13일 오후 2시20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지하 2층 회의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입장했다. 박 장관은 회의가 예정된 시간 보다 10분 일찍 왔다. 이날 회의는 4개 대기업 부사장들과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 10곳의 대표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비해 국산화를 이루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박 장관은 “예정대로 30분에 회의를 시작하시죠. 오늘 여러분의 이야기를 함께 들을 중기부 국장들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라며 회의를 준비했다. 6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일본 수출 규제 피해 파악을 위한 중소기업 간담회에서도 박 장관은 10분 빨랐다. 예정된 회의 시작 시간인 오후 1시30분 보다 일찍와 대표 2명을 기다렸다.

통상 국회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는 주최자가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게 관례처럼 여겨진다. 주최자가 늦는 경우는 있어도 일찍 오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국회에서 나오는 말을 빌리면 ‘셋팅(전원 참석)’이 돼야 의원이 나타난다. 실망스러운 회의도 많다. 함께 온 의원들의 축사가 길어지거나, 정작 알맹이 토론이 짧아지면 청중, 참석자는 맥이 빠진다. 정부 고위 관료가 기업들을 만날 때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고위 관료 측에도 미리 전달된 건의안을 읽으면, “검토하겠다”는 정도의 답변이 돌아오는 식이다.


최근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기업인들을 너무 자주 ‘호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는 기업인들이 이처럼 ‘뻔한 회의’를 자주 접했다는 방증이다. 기업인들 입장에서 어떠한 성과가 나올지도 불확실하고 시간만 뺏기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당연히 나올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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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의 13일 회의는 달랐던 것 같다. 박 장관은 회의를 마친 후 성과에 대해 묻자 “굉장히 유익한 회의였다”고 만족해했다. 박 장관은 중소기업 대표들로부터 국산화가 가능한 품목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이어줄 다양한 자료를 받았다고 기뻐했다. 그는 서류뭉치를 들고 있었다.

‘정부가 기업인을 자주 호출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박 장관은 “비판을 위한 비판인 것 같다”며 “오늘 참석자들은 실질적인 이야기가 오고 가서 유익한 회의였다고 했다”고 말했다. “대기업은 과거보다 솔직해졌고 중소기업도 허심탄회하게 하고 싶은 말을 했습니다. 중소기업의 의견에 대해 대기업도 자신들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서로 몰랐던 정보들을 주고 받았죠. 회의 끝나고 모두 서로의 명함을 교환했어요.” 참석했던 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회의 당일 국산화 논의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13일 회의는 오후 4시였던 예정된 시간을 40분가량 더 지나 마쳤다.


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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