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신형 F-16 전투기를 대만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에이브럼스 전차의 대만형인 M1A2T 전차와 스팅어 미사일 등 22억 달러(약 2조6,000억원) 이상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한 이후 연이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수출 계획을 밝힌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연방의회 관련 상임위들에 ‘F-16V의 대만 판매를 결정했다’는 정보를 보고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의회에 통보한 것은 아니지만, 행정부 차원에서는 판매를 결정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에 미국 의회도 여야를 막론하고 지지를 보내고 있다. 상원 외교위원장인 짐 리쉬 공화당 의원은 성명을 내 “이 전투기들은 중국으로부터 압력을 받는 대만의 영공 수호 능력 향상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원 외교위원회의 민주당 엘리엇 엥걸 위원장과 마이클 매콜 공화당 간사도 공동성명을 내 대만에 대한 F-16 전투기 판매를 지지했다.
의회는 F-16V 기종의 대만 판매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대만은 66대의 F-16V 구매를 요청했고, 판매 금액은 2,500억 대만 달러(약 9조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에 중국 정부의 큰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미국의 에이브럼스 전차 판매 당시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언론에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되는 일”이라며 강하게 미국을 비난했다. 화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대만에 대한 전투기 판매를 자제하고 무기 판매와 군사 접촉을 중단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중국도 분명히 대응할 것이고 그에 따른 모든 결과는 미국이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미국에 “대만 내 분리주의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라”며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대만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불장난을 하지 말라”고 경고를 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