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정 칼날 '경제'로…기업 긴장감 고조

중앙지검 수사검사 21명 수혈

형사2부 검사 16명 포진 매머드급

금융 범죄 다룬 경험자 다수 배치

현대·기아차 고발사건 2건 대기

1915A29 서울중앙지검수사사건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지검장 배성범)이 인사 이후 타청 인력을 대거 파견받으며 기업수사를 위한 전열을 정비했다.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겠다”고 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정 기조가 ‘적폐 수사’에서 ‘경제범죄 엄단’으로 돌아서면서 수사 선상에 놓인 국내 기업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중앙지검의 ‘양대(兩大)’ 수사로는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관련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사건이 꼽힌다. 두 사건을 맡은 형사2부(부장검사 강지성)와 특수4부(부장검사 이복현)에는 각각 검사 16명, 17명이 포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6명 내외의 검사가 한 부서에 배치되는 것과 비교하면 3배 가량 많은 숫자다. 이는 윤 총장의 기업범죄 수사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다른 검찰청에서 파견받은 검사만 총 21명으로 서울중앙지검으로 수사인력이 과도하게 집중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인보사케이주의 주성분 변경 의혹 및 개발·판매사인 코오롱티슈진과 모회사 코오롱생명과학의 사기상장 혐의를 수사하는 형사2부는 증권·금융 전문 인력을 대폭 보강했다. 박현규 부부장검사, 김은정 검사, 최청호 검사는 금융·증권범죄 중점청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 및 증권범죄합동조사단 출신이다. 성분을 날조했다는 약사법 위반 혐의(식품의약안전처·시민단체 고발부분)와 함께 사기상장 의혹 부분에 대한 전문성을 보강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지난해 11월 금융당국 고발로 시작된 4조5,000억원 규모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 담당은 기존 특수2부에서 특수4부(부장검사 이복현)로 조정됐다. 이복현 부장이 박영수 특검팀에서 활동하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명박 전 대통령 삼성 뇌물 사건 등 관련 사건을 수사해온 인물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특수4부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바이오가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게 유리한 비율을 적용하기 위해 활용됐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형사부에도 기업 관련 사건이 산적해 있다. 교통·환경범죄 전담부서인 형사5부(부장검사 김태훈)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고발 사건 2건을 수사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형사5부는 현대·기아차가 세타2 GDI 엔진의 결함을 인지하고서도 리콜을 지연한 혐의로 법인과 함께 전직 임원들을 재판에 넘겼다. 이외에 2016~2017년 국토부가 싼타페 모델 조수석 에어백의 미작동 결함, 제네시스·에쿠스 등 차량의 캐니스터, 허브너트, 진공파이프 불량에 대한 조치가 미흡했다며 고발한 사건들은 아직 처분이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 완성차 및 부품납품 업체도 잇따라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승모)는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미쓰비시일렉트릭 코퍼레이션과 히타치오토모티브시스템즈를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관련 기록 검토에 착수했다. 이들을 포함한 덴소, 다이아몬드전기 등 4개 기업은 현대·기아,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얼터네이터(발전기)와 점화코일(변압기)을 판매하며 거래처를 ‘나눠먹기’하다 적발됐다. 혼다코리아는 녹과 부식 등 차량 결함을 은폐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를 받는다. 정부의 ‘극일(克日)’ 기조가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사건은 사건대로 수사하는 것이지 관련 없는 외부요인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오지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