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벤츠 AMG 스피드웨이에서 진행되는 ‘AMG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초보부터 프로까지 입소문을 타고 드러이버들로 붐빈다. 지난해 5월 개장한 스피드웨이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 제휴해 세계 최초로 만든 AMG 브랜드 전용 트랙이다. 4.3㎞ 길이의 트랙, 16개 코너로 이뤄져 있다. 국제자동차경주협회 기준 1등급을 확보하기도 했다.
벤츠코리아는 스피드웨이를 달리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AMG 드라이빙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만들어 누구나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게 했다. AMG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여성 운전자를 위한 AMG 포 레이디스, AMG 퍼포먼스, AMG 퍼포먼스 수료자를 위한 AMG 어드밴스드, 소수 그룹 아카데미인 AMG 프라이빗으로 구분돼 있다.
이 가운데 벤츠 AMG GT S, S63, E63, C63 S 쿠페, CLA 45 모델을 직접 타보는 AMG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입문자 단계 수업이지만 중급 레벨 이상을 목표로 하는 어려운 코스들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급브레이크 기능부터 코너링 등 다양한 드라이빙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먼저 준비된 C63 AMG 쿠페에 탔다. 차량 외관에서부터 작지만 파워가 핸들을 잡고 있는 손끝에 절달 됐다. 시동을 걸자 터보엔진이 큰 소리를 내며 포효했다. C63쿠페로 자동차를 제어하는 방법을 배워봤다. 물이 뿌려진 드럼통 주변을 몇 바퀴 돌았다. C63 쿠페는 이미지만큼 매력적인 디자인뿐 아니라 강력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자세제어장치(ESP)가 켜진 상태에서 몇 바퀴 돈 뒤 ESP를 끄고 회전했다. 510마력의 4.0L V8 바이 터보 엔진이 탑재된 차량을 타고 빠른 속도로 돌다 급브레이크를 잡자 차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미끄러져 팽이처럼 돌았다. 이 엔진은 뛰어난 동력 전달 성능, 경량 구조, 뛰어난 효율성, 낮은 배기가스 배출의 친환경성을 자랑하며 시속 100㎞까지 단 3.9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드럼통을 놓고 몇 바퀴 돌다 돌기 직전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은 뒤 핸들을 회전 반대 방향으로 꺾자 차의 미끄러짐이 멈췄다. 카운터 스티어링을 몸에 익히는 코스였다. 인스트럭터가 “멈출 수 있는 차만 달릴 수 있다”고 말한 의미를 직접 체득할 수 있었다.
다음 과정은 브레이크 포인트를 잡는 것이었다. 시속 60㎞, 80㎞, 90㎞ 등 속도를 점점 내며 일정한 지점에서 강하게 브레이크를 잡았다. 기존에 일반 공용도로에서 운전할 때 브레이크를 지그시 밟는 것에 익숙해진 탓인지 강하게 급브레이크를 잡는 것이 어려웠다. 인스트럭터는 평소 운전할 때 갑자기 장애물이 등장했을 경우 필요한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급브레이크 밟는 것에 성공하자 비상깜빡이가 켜졌다. 비상깜빡이를 끄며 우회해서 시작점으로 돌아오니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이후 이날의 백미였던 서킷을 AMG GT S로 달렸다. 지면에 가깝도록 낮게 설계된 전면부와 앞으로 기울어진 라디에이터 그릴은 ‘상어의 코’를 연상시켰다. 달리기 전 시작점에서 인스트럭터가 보닛을 열었다. 프런트 미드십 구조가 눈에 들어오며 AMG의 철학인 ‘원 맨 원 엔진’을 증명하는 표시가 눈길을 끌었다. 이 차량에 탑재된 4.0L V8 바이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522마력, 최대 토크 68.5㎏·m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핸들을 잡고 액셀을 밟자 엔진 소리가 한 마리 맹수처럼 다가왔다. 코너링할 때마다 브레이크의 강력함과 액셀의 파워풀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해 드라이빙을 즐기는 ‘택시 드라이빙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2인승 차량에 몸을 싣고 코너를 돌 때마다 자욱한 연기를 뿜어내며 속도를 내는 드라이빙을 체험하니 마치 한 편의 액션영화를 보는 듯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쉼 없이 진행된 퍼포먼스 프로그램은 평소에 경험할 수 없는 값진 시간이었다. 점심시간에 제공된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AMG 햄버거’ 역시 별미였다. 아보카도와 토마토, 육즙이 가득한 패티까지 꽉 찬 햄버거가 두툼한 감자튀김과 함께 제공된다.
벤츠의 AMG 시리즈를 타보며 그간 수차례 들어왔던 고성능 자동차, 독보적인 특별함, 다이내믹한 운전의 즐거움을 모두 체험할 수 있었다. 끝으로 인스트럭터는 “이번에 경험한 모든 것은 이곳에 버리고 안전운전을 해 돌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차가 막힌 탓일까. 아님 AMG를 타고 달린 서킷의 잔상이 남아서일까.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 몹시나 지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