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평화가 오래 갈 것이라고 믿는 이는 거의 없다. 장단기 금리역전과 미중 갈등 격화가 언제든 재현될 수 있어서다.
19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오름세로 마감했다. 중국과 독일의 경기부양 기대 덕이다. 미국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을 연기하고, 미 장기 국채 금리가 반등하며 경기침체 우려가 잦아든 것도 한몫했다.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9.78포인트(0.96%) 오른 2만6135.7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34.96포인트(1.21%) 상승한 2923.6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6.82포인트(1.35%) 뛴 8002.81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도 모두 1% 이상 올랐다.
독일 정부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균형 예산' 원칙을 포기하고 재정확장에 나선 게 시장의 기대를 부추겼다. 전날 독일의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500억 유로를 추가 지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독일의 GDP(국내총생산)는 0.1% 감소했다. 경제학적으로 두 분기 연속 GDP가 역성장하면 경기침체로 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17일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한 대출우대금리(LPR·Loan Prime Rate) 개혁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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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장단기 금리역전으로 경기침체의 공포를 몰고왔던 미 국채시장에선 10년물 금리(수익률)가 1.6%대로 반등하며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최근 2%선이 붕괴됐던 미 국채 30년물 금리도 약 2.09%로 회복됐다.
아메리벳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금리본부장은 "지금은 금리가 안정되고 있지만, 잠깐의 휴식일 뿐 금리 하락이 끝났다고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장기 국채 금리 하락으로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다시 역전되더라도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비 회장은 "지금까지 장단기 금리역전은 10번이었지만 경기침체는 7번 뿐이었다"며 "장단기 금리역전은 경기침체의 정확한 예측 지표는 아니다"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거듭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달러화는 너무 강하다"며 "연준은 짧은 기간 내 금리를 최소한 100bp(1bp=0.01%포인트) 내려야 한다. 약간의 양적완화(QE)도 함께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경제는 훨씬 더 나아지고, 세계 경제는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제롬 파월(연준 의장)과 연준의 비전이 끔찍할 정도로 부족한데도 우리 경제는 매우 튼튼하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은 내년 대선을 위해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하고 있다. 너무 이기적이다!"라고 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지만,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장기적인 금리인하 사이클에 들어선 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시장에 실망감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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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시장은 연내 50bp 이상의 추가 금리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올 12월까지 연준이 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할 가능성을 44.9%, 75bp 내릴 확률을 43.4% 반영하고 있다.
올해 FOMC 회의는 9월 17∼18일, 10월 29∼30일, 12월 10∼11일 등 3차례가 남아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2.25%다.
이번주(19∼23일)엔 금리 결정권을 쥔 연준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들이 주어진다. 21일엔 지난달 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당시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주목된다. 오는 23일엔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또 다시 석달 유예키로 했다. 자국 기업과 소비자들의 불편을 막기 위해서란 명분을 댔지만, 중국과 무역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기업들과 화웨이의 거래를 제한하는 조치에 대한 유예 기간을 11월18일까지 90일 연장한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시골지역의 기업들 가운데 일부가 화웨이의 통신장비에 의존하고 있어 시간을 조금 더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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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행정부는 지난 5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들을 거래제한 대상 기업으로 지정했지만,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쓰는 미국내 기업과 그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기존 제품의 유지와 보수에 한해 임시 허가 형태로 90일간 조치를 유예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또 90일의 추가 유예기간을 부여함에 따라 총 유예기간은 6개월로 늘어났다.
다만 로스 장관은 화웨이 계열사 46곳을 '거래제한 명단'(블랙리스트)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거래제한 대상으로 지정된 화웨이 계열사는 100곳을 넘게 됐다. 이 역시 대중국 협상 카드를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증권사 찰스슈왑의 랜디 프레드릭 부장은 "미중 무역협상이 완전히 타결되기 전까진 증시의 혼란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역협상 타결은 올해 중엔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갖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우린 앞으로도 급락장과 급등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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