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산 백골 시신은 17세 청소년, 경찰 협조 이유로 '가출팸' 형들이 살해

"문신해준다"며 여성이 유인, 30대 3명이 기절시킨 뒤 집단폭행

경찰, 3만8천명 대조 중 SNS 사진과 유류품 대조해 극적으로 신원 파악

B 군 신원확인을 위한 공개수배 전단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B 군 신원확인을 위한 공개수배 전단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지난 6월 경기도 오산에서 발견된 백골 상태 시신은 17세 가출 청소년으로 밝혀졌다. 그는 ‘가출팸’에서 생활하다가 알고 지내던 이들에게 지난해 살해당했다.

경찰에 붙잡힌 20대 3명은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그가 경찰 수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살인과 사체은닉 등 혐의로 A(22)씨 등 3명을 체포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 등은 가출팸에서 함께 생활하던 B(당시 17) 군이 자신들의 범죄에 대해 경찰에 진술하자 앙심을 품고 지난해 9월 8일 오산 내삼미동의 한 공장으로 B군을 불러내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대포통장을 수집해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팔아넘기는 일에 가출팸 청소년들을 이용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가출팸에 다른 가출청소년들을 끌어들이는 일과 관련, B군이 미성년자 약취 유인 혐의로 지난해 6월 경찰 조사를 받으며 자신들의 지시로 한 일이라고 진술하자 그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의 시신은 그로부터 9개월이 지난 올해 6월 6일 한 묘지의 주인이 우연히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경찰은 시신이 나체 상태로 얕게 묻힌 점 등을 토대로 타살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광수대 등 44명의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해왔다.


시신의 신원에 대한 단서는 고도의 충치가 있는 15∼17세 남성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밖에 없어 경찰은 수사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경찰은 비슷한 연령대 가출 또는 장기결석자, 주민등록증 미발급자 등 3만8천여명을 추려 신원 확인 작업을 벌였다. 지난달 말 B군의 SNS에서 시신 발견 현장에서 나온 것과 같은 반지, 귀걸이 등과 같은 액세서리를 찾아냈고, 가족 DNA와 시신에서 나온 DNA를 대조해 신원을 확인했다. B군은 2017년 고등학교 2년 때 자퇴했고, 가출을 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종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후 수사는 급물살을 타 경찰은 B군이 사망 당시 A씨 등이 꾸린 가출팸에서 생활한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그리고 A씨 등이 지난해 사용한 차량의 트렁크에서 B군의 DNA가 나오고 A씨 등이 범행도구인 삽과 장갑 등을 범행 전 구매한 사실까지 확인되자 경찰은 지난 19일 A씨 등을 체포했다.

A씨와 다른 1명은 별개의 범죄로 각각 구치소,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태였다. 다른 1명은 군 복무 중 체포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와 함께 사건 당일 A씨 등의 지시로 B군을 오산의 공장으로 유인한 C(18) 양 등 2명을 미성년자 유인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B군은 A씨 등에 대해 진술한 사실 때문에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가출팸에서 나와 가출청소년 보호시설 등에서 생활하던 중이었다. C양은 “문신을 해주겠다”며 오산 공장으로 B군을 불러냈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내주 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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