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미중 노골적 기업 지원에...EU '국부펀드' 맞불

회원국서 1,000억유로 조달

IT 기업 등 전략적 집중 육성

유럽연합(EU)이 애플·구글·알리바바 등 해외 공룡기업들과 경쟁할 유럽 기업 육성을 위해 1,000억유로(약 134조원) 규모의 국부펀드 조성을 계획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입수한 EU 내부 안건에 따르면 EU는 회원국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유럽미래펀드’를 조성해 유럽 기업들이 경쟁상대들에 뒤처진 전략 분야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펀드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EU 기업의 지분을 매입해 장기 보유하는 방식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분야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유럽에 근거지를 둔 정보기술(IT) 관련 기업이 투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U 관료들은 이 같은 내용을 오는 11월 취임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내정자에게 보고했다.


EU가 이처럼 대규모 국부펀드 조성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 등 자국 정부로부터 막대한 보조금을 받고 덩치를 키운 해외 기업들이 유럽 산업의 혁신동력을 고사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독일·프랑스 등 일부 EU 회원국들은 해외 기업과의 불공정한 경쟁으로부터 유럽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공격적인 산업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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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해당 EU 내부 안건에서는 미국의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와 중국의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를 언급하며 이들 기업이 잠재적 경쟁업체들을 집어삼키고 글로벌 디지털 어젠다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에는 이 같은 기업들이 없다”면서 “이것이 중요한 유럽 전략 분야의 성장과 일자리, 유럽의 영향력에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EU 측은 유럽미래펀드가 아직 검토단계에 있을 뿐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FT에 유럽미래펀드가 차기 집행위의 공식 정책 프로그램은 아니라면서 “내부적으로 검토한 초안과 정책을 혼동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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