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음악 소리가 살며시 귓가에 맴돈다. 자연스레 눈을 떠 보니 오전 5시 55분. 평소 알람을 6시에 맞춰 놓지만 이날은 알람이 조금 일찍 울렸다. LG유플러스(032640)(LGU+)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내놓은 ‘숙면알리미’에 알람 지정 시간 15분 전부터 얕은 잠 상태라면 언제든지 울리도록 미리 설정했기 때문이다. 깊이 잠들었을 때 시끄러운 알람이 울리면 비몽사몽 간에 깜짝 놀라 얼굴을 찌푸리기 일쑤지만, 얕은 잠에서 밝아지는 조명과 가벼운 음악에 맞춰 눈을 뜨니 훨씬 기분이 좋았다.
‘숙면알리미’는 잠든 직후와 곤하게 자는 동안에도 신기한 능력을 발휘한다. 깜빡하고 불을 켠 채 잠들면 아침에 일어나도 뭔가 제대로 자지 못한 찌뿌둥한 느낌이지만, ‘숙면알리미’와 조명을 연동하면 잠든 시점에 맞춰 알아서 꺼준다. TV도 마찬가지다. 여름철에는 에어컨과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낸다. 잠들고 80분이 지나면 실내 온도를 자동으로 26도로 유지한다. LGU+의 한 관계자는 “깊은 잠에 빠진 후 80분 정도 뒤 얕은 잠으로 변하는데 이 때 에어컨 온도가 너무 낮으면 추워서 깬다”며 “숙면알리미는 이 때 최적의 수면 온도로 알려진 26도로 맞춘다”고 설명했다. 꼭 LG전자 최신 에어컨이 아니더라도 제조사나 출시연도와 상관없이 숙면알리미와 연동된다. 적외선 방식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LGU+의 ‘인공지능(AI)리모컨’ 기기가 구형 에어컨까지 통제하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지난밤 수면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지난 23일 수면점수는 65점으로 ‘보통’을 기록했다. 잠들기까지 2시간50분이 걸려 감점이 큰 탓이었는데, 실제 이날 아이들이 밤늦게 보채는 바람에 자리에 누운 뒤 한참 동안을 깨 있었다. 지난주 새벽에 한두 번씩 깨느라 40점대 ‘나쁨’을 나타냈는데, ‘이래선 건강을 해치겠다’는 걱정에 저녁부터 음식 섭취를 자제하는 등 숙면을 위한 갖은 수를 쓴 덕에 조금씩 점수를 높였다.
‘숙면알리미’ 설치 방법은 간단하다. 길고 넓적한 회색 밴드 모양의 기기를 침대 시트 아래에 둔다. 누웠을 때 가슴 부위 밑이 정위치다. 스마트폰에 LGU+ IoT 전용 앱인 ‘IoT@home’을 내려받은 뒤 와이파이(WiFi)로 리모컨, 조명등과 연결하면 끝이다. 머리나 몸에 특별한 장치를 붙이지 않았는데도 시트 밑 숙면알리미는 감쪽같이 몸 상태를 파악해 잠들었는지, 얕은 잠인지 깊은 잠인지 가려냈다. LGU+의 한 관계자는 “호흡과 맥박, 뒤척임 수 등을 측정·분석해 수면시점을 감지한다”며 “언제 잠에 드는지와 관계없이 최적의 잠자리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