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브리핑] 英재무부 예산안 발표 '불발'…하루 앞두고 돌연 취소

사지드 자비드(왼쪽) 영국 재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사지드 자비드(왼쪽) 영국 재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내각의 ‘2인자’로 불리는 사지드 자비드 영국 재무장관이 예산안 발표 연설을 하루 전에 돌연 취소했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재무부 대변인은 e메일을 통해 “28일로 예정됐던 자비드 장관의 1년 예산안 발표를 다음달 4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연설은 자비드 장관이 계획했던 주제를 다루고 국가 지출의 우선순위를 발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설이 취소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첫 대국민연설인 이번 발표로 “영국 경제의 비전을 그릴 것”이라고 공언해온 자비드 장관이 불과 하루 전에 예산안 발표를 갑작스럽게 미루자 외신에서는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가디언은 “자비드 장관의 연설이 24시간도 채 남기지 않고 취소된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전했다.

■내달 4일로 연기 이유는

野 ‘정부 불신임안’ 제출 관측에

조기총선 대비 예산 편성 가능성


영국 정부가 예산안 발표를 취소한 것은 조기총선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디언은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발표 취소를 결정한 것은 재무부가 아닌 총리실이며, 정부가 오는 9월 예산안에 앞서 조기총선을 발표할 가능성 때문에 예산안 공개를 미룬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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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관계자는 “의원들 사이에서 정부 불신임투표와 조기총선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며 “이에 따라 내년 예산이 고갈되면 각 부처의 지출계획 역시 불투명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불신임투표와 조기총선이 치러질 것에 대비해 영국 내각에서 예산안을 편성 중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9월 초 하원 의회에서 존슨 총리의 ‘노딜 브렉시트(영국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것)’에 반대하는 노동당이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할 것으로 관측했다. 정부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14일 이내에 새 정부에 대한 신임안이 의결돼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조기총선이 진행된다. 정부가 예산안 발표를 9월 초로 결정한 것도 의회의 여름 휴회를 끝내고 의원들이 돌아오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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