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광주 클럽 붕괴사고 원인 부실구조물…적정하중 10% 불과

전문가들 “지금까지 안 무너진 게 이상할 정도”

업주 2명 구속 등 모두 11명 입건…공무원 유착관계 수사

‘클럽 구조물 붕괴’ 사고 현장/자료=광주지방경찰청‘클럽 구조물 붕괴’ 사고 현장/자료=광주지방경찰청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클럽 구조물 붕괴 사고의 원인이 적정 하중의 10분 1에 불과한 약한 구조물 불법 시공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광주클럽안전사고수사본부는 29일 클럽 붕괴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 등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무너진 클럽 복층 구조물이 적절한 하중 계산이나 구조검토 없이 불법 증축된 점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봤다.


클럽 측은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3차례에 걸쳐 불법 증축을 했다. 이 과정에서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보 4개와 건물 내부계단 45.9㎡를 철거하고 중앙 무대 좌·우측에 공중구조물 형태로 68.8㎡를 증축했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이러한 ‘달대’ 방식의 구조물은 주로 장식용으로 쓰이고 사람이 올라가는 용도로 사용하진 않는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 구조물에 몸무게 70㎏ 성인 40명이 올라갈 경우 1㎡당 123㎏의 하중을 받게 되는데, 사고 당시 해당 구조물은 1㎡당 35㎏밖에 견딜 수 없는 상태였다. 정상적인 구조물이라면 1㎡당 3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한국강구조학회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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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물이 지탱하는 하중이 약해진 건 천장에서 연결된 각관 기둥이 적정 규격보다 3배 이상 얇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두께가 얇은 탓에 용접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업주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적정 규격 기둥의 3분 1 밖에 되지 않는 값싼 자재를 사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안 무너지고 있었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부실한 구조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며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하중을 견디지 못한 각관 기둥과 복층 구조물 연결 부위가 떨어지면서 구조물이 아래로 무너져 2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다쳤다. 당초 사상자(사망 2명·부상 25명)는 27명으로 알려졌지만, 자발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거나 경찰서에 피해 사실을 추가 신고한 부상자들이 추가됐다.

경찰은 사고 직후 수사본부를 꾸려 전·현직 업주 5명과 직원 2명, 안전점검업체 직원 2명, 전 건물관리인 1명, 불법 증축업자 1명 등 모두 11명을 입건했다. 이 가운데 책임이 중대한 현 업주 3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해 2명을 구속했다. 구속된 현 업주에는 1차 불법 증축을 하고 공사대금 대신 지분을 받아 클럽 운영에 참여한 A(44)씨도 포함됐다. 경찰은 일반음식점에서 클럽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조례상 특혜를 줬다거나 공무원과 유착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선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정민수 인턴기자 minsoojeong@sedaily.com

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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