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제재 위반을 이유로 영국 자치령 지브롤터에 억류됐다 한 달 반만에 풀려난 이란 유조선에 대해 미국이 대(對) 이란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로이터통신과 DPA통신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이 배가 원유를 싣고 시리아로 간다는 이유로 억류됐는데, 이란 정부가 그렇지 않다고 보증했으나 미국은 여전히 시리아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통신은 미 재무부가 이날 이란 유조선 ‘아드리안 다르야 1호’와 이 배의 선장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고 전했다. 시걸 맨델커 미 재무부 테러·금융 정보 담당 차관은 이 선박에 대해 “이란 정권이 몰래 불법 판매하려 시도하는 석유를 (이란혁명수비대가) 대량으로 수송 가능케 한 역할을 했다”며 “아드리안 다르야 1호를 지원하면 누구든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해당 선박의 선장에 대한 제재가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이란산 원유를 전하는 걸 도우려는 모두에게 교훈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드리안 다르야 1호는 지난달 초 지브롤터 당국에 억류됐다가 이달 18일 풀려났다. 당시 이 배가 이란산 원유를 싣고 시리아로 향하고 있어 EU 제재를 위반한다는 이유로 억류됐으나 이란 정부가 배에 실린 석유가 시리아로 가지 않는다고 보증한 바 있다. 아드리안 다르야 1호는 당초 목적지를 그리스 칼라마타 항으로 설정했다가 터키 남부 메르신으로 바꿨다. 다만 터키 당국은 30일 이 배가 다시 레바논 수역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여전히 아드리안 다르야 1호에 실린 원유 210만 배럴이 시리아로 향할 거라고 주장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30일 밤 트위터에서 “해당 유조선이 시리아 타르투스로 향하고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지브롤터 당국이 이란 정부에 속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를 믿은 것은 큰 실수라고 주장하며 아드리안 다르야 1호가 지금이라도 경로를 변경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