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태평양에 입사한 이오령(사진) 변호사는 2년 차가 되던 해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인수합병(M&A)부문을 전담한 베테랑이다. OB맥주와 LG카드, 하이닉스 매각 등 2000년대 M&A 시장에서 한 획을 그은 대형 거래에 참여했다. 이 변호사는 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복합적인 이슈를 사회적·경제적 흐름을 읽어내 법률로 풀어내는 과정이 즐겁다”며 M&A 업계에 애정을 보였다. 그는 “인수합병 거래는 경제적 이해관계라는 이성적인 관점이 핵심이지만 감정적인 요소가 때때론 딜의 성사 여부를 좌우한다”면서 “초기 단계부터 소통해 때로는 막연하기도 하고 모호한 요청들을 다듬어 나가면서 고객이 원하는 바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기업들의 크로스보더 딜이 늘어나면서 해외 법률 이슈를 검토하고 해결하는 법무법인의 역량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M&A 변호사의 활동 반경이 세계로 확장되는 점은 그가 지난 10년간 업계에 몸담으며 느낀 가장 큰 변화다. 2017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가 락앤락(115390)을 인수할 당시 인수 자문을 맡았던 이 변호사는 짧은 시간 동안 국내뿐 아니라 해외 자회사의 승인도 받아내야 했다. 중국과 베트남 등 다수의 국가에 자회사를 두고 있어 현지 법률·금융 전문가들과도 업무를 진행했다.
지난해 해외 법인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은 다양한 딜을 경험했던 이 변호사에게도 생소했다. 이 변호사는 2017년부터 1년에 걸쳐 세아그룹 해외법인의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에 참여했다. 당시 세아그룹은 투자회사인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을 설립해 해외의 생산·판매 법인을 지배하도록 편제했는데 해외까지 지주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건 업계에서도 이례적이었다.
이 변호사는 “미국과 베트남 중국, 이탈리아 등 해외 다수의 지역에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서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는 이슈를 조율하기도 쉽지 않았다”면서 “세아제강(306200) 측 실무진들과 긴밀히 협의해 1년간에 걸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미래 M&A 시장의 활력소가 될 유니콘 기업은 이 변호사의 최근 가장 큰 관심사다. 최근 국내 최초 크라우딩 펀딩 플랫폼 와디즈(Wadiz)의 법률 자문을 맡게 됐다는 이 변호사는 “의욕적이고 역동적인 유니콘 기업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면서 “규제 속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는 기업이 시장에서 조화롭게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법률 전문가의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조윤희·박호현 기자 cho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