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공공기관이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SW) 기업 프로그램을 선도적으로 구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글로벌 시장에 SW를 팔 때 공공기관 구매가 긴요한 레퍼런스(실적)가 되기 때문이죠.”
SW 전문기업 인프라웨어의 이해석(40·사진) 대표는 공공 부문에서 SW 신기술을 적극 사주는 게 침체된 국내 SW 산업을 키우는 지름길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산 SW 살리기 토론회’ 강연 후 본지와 만나 “중소 SW 제품을 한국 정부가 2~3년 앞서 사용했다는 사례 자체가 해외 판로를 여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97년 설립돼 ‘1세대 벤처’ 명맥을 잇고 있는 인프라웨어는 지난해 매출 225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올렸다. 자체 개발한 모바일 오피스 프로그램 ‘폴라리스오피스’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사용된다.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형식의 문서를 읽고 편집할 수 있는 편리함에 탑재된 스마트폰이 10억대를 웃돈다.
이 대표는 “국내만 겨냥해 개발했다면 매출은 지금의 절반에 그쳤을 것”이라며 “중소 SW 기업들이 처음부터 글로벌 범용 SW를 만들어야 하는데 현실은 개발을 하더라도 국내 조달 시장 접근부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은 보수적으로 구매한다. 민간에서 검증된 SW를 선택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 같은 구매 행태로 인해 국내 SW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증된 SW들은 적어도 5~10년이 지난 기술들”이라며 “공공 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사주면 SW 기업들도 선도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벤처업계에서 드물게 사원으로 시작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엔지니어다. 2001년 입사해 전략기획실장, 계열사 셀바스헬스퀘어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쳐 2016년 말 대표를 맡았다.
그는 폴라리스오피스 플랫폼 구축을 수익성 부진을 겪고 있는 인프라웨어를 도약시킬 엔진으로 확신하고 있다. 폴라리스오피스 가입자는 전 세계적으로 약 9,000만명에 달한다. 7,500만명 정도가 해외 사용자다. 이 대표는 “결제하고 폴라리스를 쓰는 탄탄한 사용자 기반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업무협업과 생산성 제고 기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업 솔루션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통해 정보기술(IT) 인프라가 없어도 필요한 SW를 구매·조합해 쓰는 기업 환경변화 대응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특정 SW를 국산화해 국내에서 소비하면 문제없었던 과거 SW 생산구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덩치는 작지만 경쟁력 있는 SW를 개발해 글로벌로 가는 것이 훨씬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