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조 후보자를 엄호하고 있지만 핵심 지지층인 청년층 사이에서의 여론 악화, 그리고 검찰 수사라는 변수까지 가세하며 의원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조 후보자 옹호발언을 둘러싸고 당내에서 꼬리를 무는 설전이 벌어지는 등 조 후보자 논란을 바라보는 여당 내부의 시각차도 수면 위로 표출되고 있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갈등이 ‘진영 대결’ 양상을 띠자 여권은 조 후보자 엄호 기조를 분명히 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옹호발언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며칠 전 조국 후보자와 짧은 통화를 했다”며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충분히 짐작하기에 인간적으로 작은 격려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썼다. 그는 “저는 누구보다도 가까운 곳에서 조 후보자를 지켜봐온 사람”이라며 “곁에서 지켜본 조국은 대한민국을 좀 더 나은 사회로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데 꼭 필요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독립운동가 고(故) 장준하 선생의 3남인 장호준씨도 같은 날 조 후보자 딸 조모씨에게 응원글을 보냈다. 장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양의 아버지에게 하이에나처럼 달려들고 있는 자들로 인해 조양이 겪을 아픔의 시간을 자랑스럽게 새겼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마음 어느 한구석에서는 ‘하필 내가 왜 조국의 딸이어서’라는 소리가 들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 내가 조국의 딸이다’를 더욱 크게 외치는 조양이 되길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도 “(조 후보자의 딸이) 혹시 한마디라도 실수할까 봐 숨죽이며 숨어다니고 있다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며 “원한다면 목소리를 내도 된다”고 응원글을 올린 바 있다.
한편 당내에서는 이 같은 옹호론과 비판론이 맞서며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달 30일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충정은 이해를 하나 아주 부적절하고 심각한 ‘오버’였다”고 말한 유 이사장을 향해 “(조 후보자를) 편들어주는 것은 고맙게 생각하지만 ‘오버’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같은 당 전재수 의원이 다시 박 의원을 지적하고 나서는 일이 벌어졌다.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1971년생 동갑내기 국회의원 용진아, 그렇게 나서더라도 말은 좀 가려야 하지 않을까”라며 “자네의 ‘오버’하지 말라는 발언은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제발 ‘오버’하지 말라”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조 후보를 비판한 박 의원에게 일침을 가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