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유로존 경제대국 獨 흔들리자...유로화 2년래 최저

獨 7월 소매판매 부진 등

경기 침체 우려 짙어지며

유로당 1.10달러 아래로




유로화 가치가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와 이탈리아의 연정 구성 난항 등 정치적 불안감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등으로 2년여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유로화 가치는 유로당 1.0982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 2017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불황 위기로 치닫고 있음을 나타내는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나온 영향이 컸다. 이날 독일은 7월 소매판매 잠정치가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전망한 1.3% 감소보다 크게 부진한 것이다.

전날 발표된 독일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 역시 전월 대비 0.2% 하락해 시장 예상치(-0.1%)를 밑돌았다.


유로존의 8월 근원물가도 전년동월 대비 0.9% 오르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인 1.0% 증가를 하회했다. 8월 인플레이션이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연간 2% 이내)를 크게 밑돌면서 다음달 ECB가 금리 인하 등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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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6월 (향후 경기) 전망이 개선되지 않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지 않으면 “추가 경기부양책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유로존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는 오성운동과 민주당이 새 연정 구성에 합의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난민정책 등 주요 정책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유로화 하락을 부채질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하면서 의회 정회라는 초강수를 두고 야당이 이에 반발하는 등 영국의 정치불안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유로화 하락이 미국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경제잡지 배런스는 30일 유로화에 비해 달러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면서 미국 수출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해 미 증시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날 트윗을 통해 “유로화가 달러 대비 미친 듯이 떨어지면서 그들에게 수출·제조업과 관련해 이점을 주고 있다”면서 “그리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우리는 아주 오랜만에 역사상 가장 높은 주가 상승 중 하나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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