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이번엔 달라져야 한다

제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2일부터 100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하지만 여야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선거법 개정안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아직 의사일정도 합의하지 못했다. 20대 국회는 의안 본회의 처리율이 30.5%에 불과해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쓸 판이다. 이번 정기국회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20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다. 그런데 시작부터 파행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


20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현안은 ‘2020년 예산안’ 심사다. 내년도 예산안은 513조 5,000억원 규모로 3일 국회에 제출된다. 올해보다 규모도 크게 늘었지만 10년 만의 적자예산 편성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국회의 꼼꼼한 심사가 필요하다. 정기국회가 차질을 빚어 일정이 줄어들수록 졸속심사에 그칠 공산이 커진다. 경제 활성화와 직결되는 각종 민생·경제법안 처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비스산업발전법과 빅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벤처투자촉진법, 유턴기업 지원법, 근로기준법 개정안(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경제 활성화와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법안이지만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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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우리만 옳다”는 오기의 정치를 버리고 야당과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역시 반대를 위한 반대에만 나설 경우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는 국회가 당리당략을 따지며 세월을 보낼 만큼 한가하지 않다. 내수부진이 고착된 가운데 경기의 버팀목이던 수출마저 9개월 연속 뒷걸음치는 등 위태롭다. 고용과 소득분배도 역대 최악이다.

국회가 또다시 파행으로 치달아 예년처럼 식물 신세를 면치 못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여야는 무엇보다 민생·경제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식물국회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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