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개발정보 플랫폼 ‘지존’은 좀 색다른 회사다. 지존을 통하면 전국의 토지보상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보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그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투자정보도 제공한다. 과거에는 이 같은 정보가 알음알음 알려졌으나 지존은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존을 이끌고 있는 신태수(사진) 대표는 사실 부동산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의 말을 빌리면 파란만장한 경·공매 인생 끝에 찾아낸 새 사업 모델이다. 최근 마포구 합정동 사무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성공 신화와 실패를 경험하다>
신 대표는 20여년간 토지 경·공매를 전문하며 두 차례 굵직한 성공신화와 실패를 맛봤다. 그의 경매 시작은 독학이었다. 30대 초반 우연히 수원 법원에서 경매 입찰을 경험하고 호기심이 생겨 경매 정보지를 교재 삼아 공부했다.
그는 “정보지와 동전 뭉치를 들고 공중전화 박스에 앉아 한 시간 내내 경매회사 직원을 괴롭히며 모르는 것을 끝까지 물어봤다”면서 “그렇게 경매에 빠져들어 그 회사에서 일하고 나중에 회사도 차려 내 전화 질문에 답했던 담당자를 직원으로 채용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처음 들어간 경매회사에서는 전문기자로도 활동했다. 당시 법원경매 관련 규정은 체계화되지 않았으며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다. 그는 “기자로 활동하면서 주먹구구식 경매제도에 대해 많은 기사를 실었다”며 “경매제도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을 공론화시키고 이후 제도가 개선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그는 어느새 경매 전문가가 돼 있었다. “과거에는 지하자금이 경매시장에 유입됐는데 제도가 하나둘 바뀌면서 양성화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전문가도 놀란 경매의 함정’이라는 책도 펴냈다. 경매 관련 책으로는 일본 번역본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그 이후 지난 1999년에는 직접 경매정보회사를 창업해 처음에는 큰 성공을 거뒀다. 100억원에 가까운 경·공매 투자에 성공했고 케이블 TV 콘텐츠 사업도 준비했다. 하지만 그는 쓴맛을 봤다. 자금이 모집되지 않으면서 신 대표 집이 경매로 나오게 된 것이다. 사업에 실패한 그는 이후 현재 지존의 모태가 되는 회사를 설립했다. 주종목인 토지 경·공매로 90억원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시련은 또 닥쳤다. 이번에는 금융위기가 그를 어렵게 만들었다. 한 예로 영종도에 투자한 땅을 낙찰금액보다 싸게 팔아야 했다. 신 대표는 “경·공매만 보고 달렸지 바깥 일은 몰랐다”면서 “이를 계기로 시야를 넓혔고 좀 더 안정적인 플랫폼에 집중하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두 번의 실패, 새로운 기회를 찾다>
두 번의 실패 끝에 그는 다시 일어났다. 가장 잘하면서도 새로운 분야를 찾았다. 예전 용인 죽전지구 경매투자에서 힌트를 얻었다. 이 땅은 수용 예정지였다. 경매로 싸게 나왔다. 이후 보상가가 매입가보다 높게 책정되면서 수익을 낸 것이다. 지존의 토지보상 아이템의 출발이었다.
“아무리 경매로 싸게 나와도 언제 팔릴지 모르는 게 땅입니다. 그런데 경매와 토지보상, 그리고 금융을 결합해 플랫폼을 만든다면 어느 정도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을 거래하는 시장처럼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거라고 봤습니다.”
물론 보상가액을 추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주변에 보상 전례가 있더라도 지목이 다르고 평가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천건의 개발 정보가 누적된 노하우 없이는 아무리 경매로 땅을 싸게 받았다고 해도 보상가가 그만큼 나오지 않을 수 있다. 그는 “경매는 이용현황 기준으로 시세 가격을 매기지만 보상은 수용으로 인한 손실을 보상하는 방식이라는 게 큰 차이”라며 “경매와 함께 토지 보상 절차를 알고 개발 시한까지 추정하는 등 까다로운 분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선 개발 정보가 중요하다. 개발 예정지의 지구 지정일과 보상 시일을 구체화하고 예상 보상가액을 추정한다. 해당 경매 물건이 나오면 바로 토지 분석을 통해 투자상품화 할 수 있다. 이 같은 개발정보는 이제 곧 누적 1만건을 앞두고 있다. 플랫폼 사이트의 회원도 1만명에 달한다. 토지 보상 전반을 알려주는 토지보상 아카데미도 벌써 24기를 모집했다.
<인공지능 결합한 플랫폼으로 발전>
그는 요즘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3기 신도시 조성 등으로 향후 몇 년간 대규모 보상금이 풀리면서 토지보상 시장이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를 계기로 현재의 불합리한 토지보상제도가 새롭게 바뀔 것으로 그는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는 대규모 개발 대신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이 토지보상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봤다. 테마공원·체육관 등이 대표적 사업이다.
이를 바탕으로 신 대표는 토지보상 플랫폼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꿈도 밝혔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을 통해 투자가치를 더 빠르게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평가모형 개발을 진행 중이다.
“외환위기 당시 수많은 경·공매가 이뤄졌는데 정부가 제대로 된 통계도 구축하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개발사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아직 정부는 우리나라에 공원이 총 몇 개인지도 모를 정도로 현장 데이터와 통계가 부족합니다. 지존을 통해 정부가 참고할 만한 통계체계를 갖추고 아울러 과거 개발정보는 일반에 무료로 공개해 활용하게 할 계획입니다.” 사진=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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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충남 당진 △1996~1998년 부동산(경매) 전문기자 △1999~2002년 엠테크 대표이사 △1999~2002년 경매아카데미 원장 △1999~2002년 경매뱅크 발행인 △2000~2001년 RIB 대표이사 △2000~2001년 명지대 투자정보대학원 겸임교수 △2007~2012년 에스티에스투자자문 대표 △2012년~ 토지정보플랫폼 지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