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중소기업연구원은 ‘일본 수출규제의 대·중소기업 공급망 측면 영향 분석’ 보고서를 내고 중소기업들은 원청기업의 수요 위축에 따른 파급효과와 타 공급망의 생산 차질에 따른 전염효과와 같은 간접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밝혔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일본에 대한 직접 대책보다 국내 공급망 측면에서 접근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산업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하청 계열화가 중심축이다. 따라서 수요기업(대기업)의 경영 변동이 하청기업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연구원은 예상했다. 특히 수익성 관점에서 대기업에 비해 하청기업의 수익성이 취약해 파급효과와 전염효과로 인한 피해는 대기업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 2017년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21.5%, 44.9%였다. 반면 삼성전자의 288개 1차 하청기업과 79개 SK하이닉스의 1차 하청기업의 가중 평균 영업이익률은 각각 8.6%와 13.1%였다. 외부충격이 왔을 때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버텨낼 여력이 더 적은 것이다.
한편 중소기업들은 현재 당장 일본수출 규제 때문에 피해보는 일은 체감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기계 등 9개 주요 제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일본수출 규제로 영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6.2%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영향이 예상됨’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 비율은 이차전지(38.2%)가 가장 많았다. 이어 반도체(13.7%), 기계(12.3%) 순이었다.
박재성 연구위원은 “일본 수출 규제의 영향은 주로 소재·부품·장비 조달 차질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으나, 대·중소기업 간 공급망 재편이라는 관점에서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생산 네트워크의 위기관리 점검, 추월형 중소기업 육성, 기업 간 거래의 공정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