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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지역 하수 95% 처리...에너지 재활용으로 전력 30% 충당

현대건설, 콜롬비아 베요 하수처리장

표준 활성 슬러지 방식으로 하루에 하폐수 43만톤 처리

'자동용접' 기술 적용...우수 품질 확보·공기 3개월 단축

휴식 공간·전망대 등 설치...주민들 녹지 접근성도 높여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콜롬비아 메데인강 인근 베요시에 준공한 하수처리장 전경. /사진제공=현대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콜롬비아 메데인강 인근 베요시에 준공한 하수처리장 전경. /사진제공=현대건설



콜롬비아는 메데인강 인근 산업·상업·주거 용수에서 발생하는 유기 오염물질(BOD)이 하루 평균 120㎥에 달할 정도로 수질 오염 문제가 심각했다. 이 때문에 물 가용성이 떨어지고, 주민 거주 환경이 악화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콜롬비아 메데인 공공사업청(EPM)으로부터 하수처리장 프로젝트를 맡아 환경 개선에 나섰다. 7년여의 공사 끝에 지난 6월 현대건설은 친환경 하수처리장을 준공했고 수질 개선, 지역발전 효과가 뚜렷이 나타났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콜롬비아 메데인강 인근 베요시에 준공한 하수처리장 전경. /사진제공=현대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콜롬비아 메데인강 인근 베요시에 준공한 하수처리장 전경. /사진제공=현대건설


◇풍부한 수자원 활용 가능케 한 하수처리장= 수문학 연구기관 IDEAM의 2010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콜롬비아는 1년 평균 28만 6,398㎥/㎢의 수자원 접근성을 지녔다. 남미의 평균 물 접근성이 9만 5,466㎥/㎢라는 점을 감안하면 콜롬비아는 수자원이 넉넉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 2011년~2012년 콜롬비아 내 562개 하수처리장 중 최소 90개 처리장이 가동되지 않는 등 부실한 하수처리 문제가 나타났다. 이런 문제로 환경뿐 아니라 풍부한 수자원을 원활히 활용하는데에도 제약을 받았다.




계란형 소화조 탱크의 시공 단축을 위해 200t 크레인으로 소화조 철판을 인양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건설계란형 소화조 탱크의 시공 단축을 위해 200t 크레인으로 소화조 철판을 인양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건설


하수처리장이 설치된 베요(Bello)는 콜롬비아 제2의 수도 메데인에서 25㎞ 떨어진 안티오키아주 도시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스페인 건설업체 악시오나 아구아(Acciona Agua)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수처리장 프로젝트를 3억 5,000만 달러에 수주했다. 발주처인 EPM은 콜롬비아 전역에 전력, 가수, 물, 하수, 통신 분야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대 공기업이다. 현대건설의 수십 년에 걸친 해외공사 시공 경험과 우수한 기술력이 호평받았다.



현대건설은 하수처리와 관련 △전처리(협잡물 및 모래 제거) △수처리(두 차례 침전을 통해 침전물과 부유물 제거) △슬러지 처리(수처리 과정에서 나온 침전물 건조 및 방출) △에너지 재활용(슬러지 처리 중 발생한 바이오가스 에너지화) 등 4단계로 구성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현대건설은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유기 오염물질이 산업·사업·주거 용수를 비롯해 하루 평균 120㎥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초당 5㎥의 유량, 즉 하루 43만t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가 필요했다. 또 오염부하량(오·폐수 중 포함된 오염물질의 단위 시간당 배출량)의 80% 이상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술도 필요했다. 현대건설은 이를 위해 표준 활성 슬러지 방식을 택했다. 하·폐수 속 각종 유·무기물이 미생물과 섞여 만들어진 플록 집합체인 ‘활성 슬러지’를 이용하는 방식이며 활성 슬러지 속 혼합 미생물은 유·무기물질을 섭취하고 분해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준공된 하수처리장은 메데인과 베요시에서 발생하는 하수의 95%를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메데인 강물은 리터 당 용해 산소 5.0㎎ 이하의 맑은 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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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친환경 기법 적용…지역사회 ‘만족’=배요 하수처리장은 다양한 최신 기술력이 집약된 친환경 시설로 건설됐다. 우선 하수처리를 통해 자체 전력량을 충당하는 기술이 도입됐다. 주요 시설 중 하나인 ‘에너지 재활용 시스템’에서 생산된 전력 에너지는 베요 하수처리장이 사용하는 전체 전력량의 30%를 담당한다. 하수 슬러지가 소화되는 과정에서 메탄 등 바이오가스가 발생하면 이를 전력 에너지로 전환하는 구조다. 소화조에서 발생한 메탄을 보존하고 가스저장탱크로 이송한 뒤 발전기를 가동하는 과정을 원활하게 하도록 정화·압축 시스템이 설치됐다.

‘자동용접’ 기술도 적용됐다. 하수처리장 중 계란형 소화조를 적용하는 과정에 이 기술을 적용해 우수한 품질을 확보하고 공기도 3개월가량 단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현장 직원들은 두께 15~30㎜, 지름 23m, 높이 38m 규모의 시공 오차를 줄이기 위해 철판마다 번호를 부여하고 철판 절단 전문 공장에서 기계가공과 굽힘가공을 진행했다. 절단된 철판 두 장은 자동용접 기술을 이용해 용접한 후 200t 크레인으로 거치했다.

현대건설은 베요 하수처리장을 건설하면서 지역 주민을 위한 휴식 공간과 전망대 등을 설치해 녹지 접근성도 대폭 높였다. ‘혐오 시설’로 분류되는 하수처리장을 마치 공원처럼 탈바꿈했다. 현장 주변의 택지가 개발되고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지역 경제도 크게 활성화됐다.

콜롬비아 정부는 베요 하수처리장을 ‘친환경 하수처리장’으로 홍보하면서 개선된 환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택지 개발 등으로 주민들이 크게 늘어났지만, 분진과 소음 관리를 철저히 한 덕분에 공사 과정에서 민원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지역사회는 준공 후 수질 개선과 지역 발전 효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준공식에 참석한 조지 런더노 EPM 사장은 “덕분에 오랜 숙원이었던 메데인강 수질과 지역 사회의 복지 수준이 크게 개선됐다”고 치하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베요 하수처리장 준공으로 메데인강 정화와 320만 지역 주민의 건강한 삶을 책임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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