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또 누락...아무도 못믿는 미분양 통계

2월 여주 오류·5월 화성 누락

7월엔 운정 미분양 물량 빠져

국토부 말로만 "개선방안 검토"

업계 "발표보다 1만가구 많아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우려"




국가 승인통계인 국토교통부의 ‘미분양 주택 현황’의 신뢰도가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이번에는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7월 통계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미분양 통계에 오류가 많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미분양 통계가 주택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 전문가는 “미분양 통계가 부정확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잘못된 수요·공급 정책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 잇단 통계오류, 신뢰도 추락=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 자료에서 파주시는 미분양 물량이 10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12가구였던 파주 미분양 물량은 5월 10가구로 줄어든 뒤 7월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이는 제대로 된 통계가 아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는 대우건설·중흥건설·대방건설 등 3개 단지가 분양에 나섰지만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흥행 실패’를 겪었다. 업계에서는 7월에 파주에서 500여 가구 가량의 미분양 물량이 나왔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현황이 7월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통계 오류는 이것 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통계에서는 경기 화성시에서 발생한 1,000여 가구의 미분양 물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3월 통계에서는 서울 광진구의 ‘e편한세상광진그랜드파크’의 685가구 미분양 물량이 제때 반영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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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2월 통계에서는 여주시에서 미준공 상태인 미분양 단지를 준공 상태로 잘 못 표기해 여주시 악성 미분양이 증가하는 오류가 나타나기도 했다. 미분양 통계 오류는 올해 만의 문제는 아니다. 예전에도 이 같은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하지만 현재도 이와 같은 문제가 계속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 국토부, 제도 개선한다는 데 = 이 같은 오류가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는 통계 자료 집계방식 때문이다. 미분양 통계는 각 지자체가 건설사들로부터 제출받은 미분양 주택 현황을 모아 국토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집계한다. 건설사들로서는 미분양 물량 공개를 꺼리는 일이 많다 보니 애초에 제대로 된 통계가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차례 지적돼 온 일이다. 업계에서는 정부 발표보다 1만여 가구 이상의 미분양 물량이 더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실책을 인정하면서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감정원과 통계적 정확성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미분양을 아예 누락한 경우는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미분양 통계와 관련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2020년까지 실거래가 시스템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계를 내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미분양 통계를 믿고 집을 산 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건설사들이 미분양 통계를 정확히 내놓지 않는 문제는 오래됐다. 분양 물량에 대해 신고제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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