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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편지' 송건희-조수민, 히로시마에서 펼쳐진 운명 로맨스 '70분 압도'

“1945년, 격동의 정서 제대로 담아냈다!”

KBS 특별기획 ‘생일편지’가 1945년 히로시마에서 펼쳐진 첫사랑 남녀의 운명적인 로맨스를 그려내며, 높은 완성도로 완벽한 70분을 선사했다.




사진=KBS사진=KBS



11일 첫 방송한 KBS 특별기획 ‘생일편지’(연출 김정규 / 극본 배수영 / 제작 에이스팩토리)는 일제강점기가 끝나가는 1945년의 분위기를 현실적으로 표현하는 동시에, 히로시마에 끌려간 청춘들의 고단한 삶을 극적으로 담아내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어느덧 죽음을 앞둔 나이가 되어 첫사랑 여일애의 소식을 애타게 찾아 나선 김무길(전무송)과, 할아버지의 과거 이야기에 궁금증과 놀라움을 드러내는 손녀 김재연(전소민)의 애틋한 관계 또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2019년 어느 날, 영정사진을 찍고 있던 노인 김무길이 ‘여일애’라는 사람에게 생일 축하 편지를 받게 되며 ‘생일편지’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편지를 통해 17세 시절의 기억을 떠올린 김무길은 손녀 김재연에게 발신 주소인 남해로 향해 여일애를 찾아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했다. 그러나 해당 주소에는 여일애가 아닌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고, 신원조회에서 여일애의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한 것. 그러던 중 김무길의 병세가 악화되자, 김재연은 여일애가 보낸 것처럼 편지를 꾸며 할아버지를 안심시켰다.

김무길의 회상으로 돌아간 과거, 어린 김무길(송건희)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첫사랑 여일애(조수민)가 히로시마에서 술집 허드렛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픈 형 대신 히로시마 징용을 자처했다. 동네 친구 조함덕(고건한)과 히로시마에서 고된 노동을 이어가던 김무길은 새벽마다 길거리를 헤매며 여일애를 찾았다. 그러나 극적으로 재회한 여일애는 김무길에게 “다신 오지 말라”며 적대감을 보였다. 변함없는 마음을 드러낸 김무길을 돌려보낸 후에야 여일애가 뒤돌아 김무길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궁금증을 안겼다.


며칠 후 김무길과 함께 일하던 열네 살 주근깨(함성민)가 징용 도중 급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김무길은 일본인 관리자에게 “시체를 땅에 묻어주고 오겠다”고 얘기하다 흠씬 얻어맞은 채 구덩이에 갇힌 터. 이야기를 들은 여일애는 김무길이 일하던 사무소로 향했고, 관리자의 발을 정성스레 씻겨주며 “친구의 목숨을 살려 달라”고 읍소했다.



여일애의 숨은 노력으로 구덩이에서 풀려난 김무길은 곧 여일애를 찾아가 “내 땜에 흉한 꼴이라도 겪었음 우짤라꼬”라며 화를 냈다. 그러나 여일애는 “흉한 꼴 겪는 게 별 거가”라고 서늘하게 반응한 후, “내 배에 그림 있다. 내는 이제 니 짝 못 된다”며 슬픈 과거를 털어놓은 것. 충격을 받고 흐느끼던 김무길은 여일애에게 “내 구해줘 고맙고, 다 애기해줘 고맙다”며 “누가 뭐래도 니는 내 짝이다”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더욱 깊어진 마음을 확인하며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이후 두 사람은 연인이 되어 타지 생활의 고단함을 달랬고, 여일애가 외출을 허락받아 김무길의 머리카락을 잘라주기로 약속하며 밝은 모습으로 헤어진 상황.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아침, 상점으로 나온 김무길이 무심코 하늘을 보는 가운데 강렬한 섬광이 눈을 찔렀다. 직후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김무길이 연기 속에 쓰러져 있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충격 엔딩으로 극이 마무리됐다.

김무길의 비참한 히로시마 징용으로 드러난 일제강점기의 현실과 위안부로 끌려갔던 여일애의 슬픈 과거, 모든 상처를 극복하고 꽃을 피운 사랑까지 매 순간이 전율을 안긴 한 회였다. 더불어 3, 4회에서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이후 더욱 혼란스러워진 내용을 예고해 기대감을 더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고품격 영상과 영화 같은 완성도에 압도당했다” “1945년의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들어 넋 놓고 봤다” “어느덧 할아버지가 되어 죽음을 앞둔 김무길의 모습이 어린 김무길과 대비되어 너무 슬펐다” “어린 무길과 일애의 진정한 사랑에 가슴이 울렸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이어질 내용이 궁금하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생일편지’ 3, 4회는 12일(오늘) 밤 10시 KBS2에서 방송된다.

김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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