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준금리가 전격 인하되면서 투자자들의 재테크 셈법이 복잡해졌다. 금리 인하 기조 외에도 미·중무역분쟁과 국내외 경기 하락 요소가 여전히 큰 투자 변수로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추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방망이를 길게 잡는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리 인하기엔 주식 시장이 활황을 보이기 마련이지만 경기 둔화로 국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 규제가 여전히 강력해 시중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크게 흘러들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가치가 높아졌다.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증권사 발행어음 등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상품으로 꼽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자산가 선호가 뚜렷하게 줄어들었다”면서 “ELS를 꾸준히 투자하면 연 수익률 4~6% 정도를 얻을 수 있어 주식 수요가 ELS 투자로 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이어질 불확실성에 대비해 안정적 투자를 하길 원한다면 채권 투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채권 시장은 더욱 활기를 나타내는 추세다. 특히 올 하반기엔 신흥국의 금리 인하 폭이 선진국에 비해 클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드는 만큼 신흥국 채권형 펀드 비중을 높이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측면에서 대체투자나 달러화 자산도 눈에 띈다. 대체투자 상품으론 사모펀드·메자닌 등이 포함된다. 대표적인 달러화 자산인 달러예금의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를 크게 조정하길 원치 않는다면 목돈을 세(稅)테크 상품에 넣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대표적인 절세 상품으론 연금저축, 개인형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호금융 출자금·예탁금 등이 꼽힌다. 은행들이 IRP 등 퇴직연금 수수료를 대폭 내려 실질적인 수익성 증대도 노릴 수 있게 됐다. 특히 IRP와 연금저축에 700만원을 납입하면 연말 정산으로 115만5,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어 연말 전에 차곡차곡 쌓아두는 것이 좋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예금금리 인하로 목돈을 굴리기가 어려워져 다양한 재테크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금리 추가 인하 움직임을 살피면서 과감한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자산 배분에 신경 써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