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실적 악화에 발목이 잡힌 LG디스플레이(034220)의 수장이 결국 교체됐다. 애초 올 연말 인사에서 한상범 부회장이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예상보다 이른 교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영 악화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16일 현 대표이사인 한상범 부회장이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정호영(사진) LG화학 사장을 새로운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내년 3월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정 사장은 LG전자 영국 법인장을 거쳐 주요 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내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지난 2008년부터 6년 동안 LG디스플레이 CFO로 재직하는 등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갑작스럽게 수장을 교체한 이유는 실적 악화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들의 LCD 패널 저가 물량 공세로 인해 LCD 사업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지난 2·4분기에 3,69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위주로 사업 전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실적 악화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경영에 고삐를 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