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9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비상방역에 나선 농림축산식품부를 방문, “ASF가 1개월까지 가서는 안된다”며 “농식품부의 역량을 이번에 유감없이 보여 세계방역 사상 기록이 될 만한 단기 승부로 끝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총리는 농식품부와 함께 통합방역에 나선 행안·국방·환경, 식약처, 경찰청에 직원들에게도 “하나가 돼 같이 애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내 농식품부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찾았다. 지난 17일 경기 파주, 18일 경기 연천에서 ASF 확진 판정이 잇따라 나오면서 24시간 비상근무에 돌입한 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후속 방역조치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농식품부는 ASF 확진 사례가 나오자 즉시 기존의 방역대책 상황실을 중앙사고수습본부로 전환했다. 본부장은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이 직접 맡았고, 종합상황반·국내방역반·국경검역반·수급대책반·현장지원반·홍보지원반 등 6개 반을 가동 중이다.
현장에서 진행된 상황 보고 및 회의에는 김 장관과 농식품부 이재욱 차관, 박병홍 식품산업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ASF가 한번 들어오면 완전 퇴치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고 알려져있다”며 “하지만 몽골은 1개월 만에 퇴치했다.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장관은 “(방역) 현장을 매일 가는데, 매일 달라지는 모습도 보고 있다”며 “정석대로 하고 있었다. 방역 자신감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돼지고깃값 10% 이상 움직이면 서민은 불안”
ASF 확진 사례가 나온 직후부터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에 대한 동향 보고와 질의도 있었다.
이 총리는 “돼지고깃값 관련 보고가 미래형이다. 아직 손댈 단계가 아닌가”라고 물었고, 박 실장은 올해 돼지 사육두수가 예년 대비 13% 이상 많다는 점, 수입 비축량이 많은 상황이라는 점 등을 설명하면서 공급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 우려 상황은 아니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가격이 수급 동향에 따라 정해지는 게 사실이나 심리적 요인이나 작전도 있을 수 있다”며 “돼지고깃값이 10% 이상 움직이면 서민들은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현장에서 일부 사재기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유통 과정상의 애로가 없는지 살펴보고 그런 부분이 없도록 대처하겠다”고 약속했고, 이 총리는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 번 더 당부했다.
이에 더해 이 총리는 “의심 가는 돼지는 시장에 나가지 않는다. 우리가 그 정도로 허술한 나라가 아니다”며 “전혀 유통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실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총력수습·최단기간 퇴치·방역선진국…
한편 이날 회의 과정에서 이 총리의 메모수첩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수첩에는 ‘통합방역’ ‘총력수습’ ‘최단기간 퇴치’ ‘방역 선진국’ 등의 키워드가 적혀 있었다.
이는 ASF 국내 유입이 확인된 이후 이 총리가 여러 차례 강조했던 부분들이다.
이 총리는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 ASF 초동대응과 확산차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또 같은 날 열린 방역대책회의에서는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라. ASF 조기 퇴치 사례와 비결을 신속히 파악해 활용하고, 만약 본받을 만한 사례가 없으면 우리가 조기 퇴치 성공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이어 지난 18일 경기 포천의 방역 현장 점검 중에는 “전광석화처럼 신속하고 단호하게 해야 한다”면서 “방역에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최단 시일 내에 진압하면 국민들이 훨씬 더 신뢰를 해주시리라 확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