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이춘재(56)가 특정됐다. 그는 부산교도소에서 1급 모범수로 분류될 만큼 조용하고 모범적으로 생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춘재는 1994년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1995년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24년째 수감생활을 하며 최근까지 다른 수용자들과 함께 혼거실에서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수감생활 중 문제를 일으킨 적 없고, 동료 수용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평범하게 생활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용자들은 평가에 따라 1∼4급(경비처우급)으로 나뉘는 가운데 이춘재는 1급 모범수였다.
부산교도소 관계자는 “모범수인 이춘재가 무기징역이 아닌 일반 수용자였다면 가석방 대상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형법에 의하면 무기수의 경우 20년 이상 복역하면 심사를 통해 가석방될 수 있으나 교도소 측은 이춘재의 혐의가 중한 만큼 가석방 검토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춘재는 꾸준히 작업장에서 노역하며 가구 제작 기능사 자격을 취득했고, 교정작품 전시회에 출품해 입상한 경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회가 허용된 후에는 1년에 두세 번 가족과 지인이 면회를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조용한 수용생활로 인해 이춘재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교도관과 다른 수용자들도 깜짝 놀란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 측은 전날 경찰 수사 접견 이후 그를 독방으로 옮겨 수용했다.
교도소 측은 경찰이 법무부에 협조 요청을 하면 화성 연쇄살인 사건 수사를 담당하는 경기남부경찰청 인근 교정기관으로 이준재의 이감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춘재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 중 3차례 사건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1차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전날 조사에서도 경찰관들이 DNA 증거를 내세우며 추궁했으나 담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