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양현석 돈낸 것도 맞는데..." 성매매 알선 입증 못한 경찰 왜?

경찰, 20일 양현석 성매매 알선 혐의

'혐의 없음' 의견 검찰 송치하기로

"성매매 입증할 법적 근거 아예 없어"

13명 여성들 모두 성관계 자체 부인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입건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달 29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권욱기자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입건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달 29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권욱기자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받는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사건 참고인들인 유흥업소 여성들이 당시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을 일절 부인하고, 강제수사를 할 수 있는 폭이 좁아 혐의를 입증할 수 없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특히 경찰은 양 전 대표가 외국인 투자자를 접대하는 과정에서 수백만원을 결제했다는 사실도 확인했지만, 이 결제내역이 성매매 알선과 연관되진 않는다고 봤다. 접대는 맞지만 성접대는 증명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수사 결과 성매매 또는 성매매 알선으로 인정할 수 있는 진술이나 객관적 증거를 발견할 수 없어 양 전 대표 등 4명에 대해 모두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7월17일 양 전 대표 등 관련자 4명을 입건해 이들이 받는 성매매 알선 의혹에 대해 수사에 들어갔다. 이들은 2014년 7월, 9월, 10월 세 차례에 걸쳐 외국인 금융업자 조로우의 일행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경찰은 성범죄 공소시효 5년이 내달 초에 마무리돼 수사를 종결하고 검찰이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도록 이날 송치하기로 했다.


경찰은 두 달여간 수사를 하며 양 전 대표가 조로우 측에게 접대를 한 게 맞고 이 과정에서 국내 고급식당 등에서 자신의 개인 카드로 수백만원을 결제했다는 사실까지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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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경찰이 양 전 대표의 성매매 알선 혐의를 입증할 수 없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양 전 대표가 당시 고급식당 등에서 결제한 돈을 성매매나 성매매 알선으로 사용된 돈으로 입증할 수 없었다. 여성들을 조로우 측에 소개한 건 양 전 대표가 아니라 술집을 운영하는 정마담이었고, 조로우로부터 돈을 받은 것도 정마담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이전에 MBC 방송프로그램에서 정마담이 인터뷰를 통해 “양현석이 여성을 술자리에 동원하라고 요구했고, 유럽 원정 출장비도 양현석이 배분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양 전 대표와 정마담이 운영하는 업소에 금전적 거래가 전혀 없었다”며 성매매 알선 혐의로 볼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2014년 7월, 9월, 10월 당시 금융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영장을 받았을 뿐, 그 이외 기간 양 전 대표와 정마담의 금전적 거래 등 관계에 대해 입증할 수 있는 점은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둘째, 참석했던 여성 13명을 불러 조사한 결과 모두 성관계 자체를 가진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나 성매매 알선 혐의는 우선 성행위가 있어야 하고, 적극적으로 성행위를 권유하거나 유도해야 ‘알선’이 된다”면서 “또 그에 따른 금전적 거래가 이뤄져야만 법리적으로 해당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14년 7월과 9월 국내서 조로우 일행과 만난 여성들 중 일부가 10월에 조로우와 또 해외로 원정 출장을 가게 됐는데, 이들 중 1명이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정 마담과 조로우 등 다른 관계자들도 모두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한편 양 전 대표는 소속사 가수 승리와 함께 성매매 알선 혐의 외에도 원정도박과 환치기를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외국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고 무등록 외국환거래를 한 혐의로 양 전 대표와 승리를 다음 주 중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2차 조사를 할 예정이다.


손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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