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르포] '가솔린 SUV 심장' 쌍용차 다시 뛰게할까

■창원 엔진공장 가보니

'1.5ℓ 가솔린 터보 GDI'

2만시간 실험 거쳐 개발

코란도·티볼리에 탑재

향후 전기차 등 적용 기대

쌍용자동차 창원엔진공장 조립라인에서 한 근로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쌍용차쌍용자동차 창원엔진공장 조립라인에서 한 근로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쌍용차



쌍용자동차 노사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에 한창이던 지난 18일. 쌍용차의 ‘심장’을 생산하는 창원 엔진공장에서는 로봇과 사람이 섞여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생산된 하루 평균 600여개의 엔진은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에도 엔진을 실을 수 있게 개조된 특수차량에 실려 완성차 조립 기지 평택공장으로 줄지어 이동했다. 쌍용차 차량, 나아가 회사에 피를 돌게 하기 위한 심장인 셈이다.

이 중에서도 쌍용차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1.5ℓ 가솔린 터보 GDI(가솔린 직분사) 엔진. 2016년 4월부터 37개월간 약 2만시간의 실제 실험을 거쳐 개발했다. 올 5월부터 생산에 들어가 최근 불꽃 튀는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준중형·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와 티볼리에 탑재되고 있다. 민병두 창원 엔진공장장은 “향후 개발될 쌍용차의 전기차 또한 소형 엔진이 탑재되기 때문에 이번에 새로 개발한 엔진의 기술력이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둘러본 공장의 가공라인에서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100% 자동화가 실현된 가공라인에서는 벤츠와의 기술제휴에서 출발한 회사답게 독일제 자동화 로봇들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이곳에서는 직원 다섯 명만 기계에 명령을 입력하고 품질을 관리하는 업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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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더 블록 라인으로 이동하니 무인운반차(AGV)가 소리를 냈다. 취재진이 경로를 막고 섰기 때문이다. 각각 무게 1톤에 달하는 실린더 블록들을 담아 필요한 곳으로 옮기던 중이었다. 창원 엔진공장의 자동화율은 가공라인의 경우 100%, 조립라인은 약 55% 수준. 기계가 가공한 뒤 사람이 조립하고 검수하는 조업을 통해 품질을 높이고 있었다. 변진수 생산기술보전팀장은 “공장 내 불량률은 가공라인 50ppm(100만대당 불량 개수), 조립라인 100ppm 수준인데 이를 다시 검수해 최종 불량률은 ‘제로’”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생산된 엔진 수백여 개가 출하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공장에는 ‘불량품은 받지도 말고, 만들지도 말고, 주지도 말자’는 말이 붙어 있었다. 부활을 노리는 쌍용차의 엔진이 다시 세계 곳곳으로 뻗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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