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28년 미스터리 '개구리소년' 유족들 “살아생전에 살해 이유라도 알고 싶다”

민갑룡 현직 경찰청장 첫 대구 와룡산 현장 찾아

"사건 원점서 재검증... 작은 단서라도 찾을것"

유족들 "살아 생전에 사건 해결되도록 도와달라"

‘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오후 ‘개구리소년 사건’의 유골발견 현장인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오후 ‘개구리소년 사건’의 유골발견 현장인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검거되는 것을 보고 다시 일말의 희망이 생겼습니다. 살아생전에 왜 아이들이 살해됐는지 이유라도 알고 싶습니다”

20일 장기 미제로 남아있는 ‘개구리소년 사건’ 발생 장소인 대구 달서구 와룡산에서 만난 실종자 우철원군의 아버지(71)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는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밝혀지는 것을 보고 ‘우리 사건도 해결될 수 있겠구나’라는 마음에 소름이 돋았다. 내가 살아있을 때 이 사건이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우군의 아버지가 와룡산을 찾은 것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이날 사건현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현직 경찰청장이 장기미제사건 현장을 직접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33년 만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찾아낸 이후 경찰 총수의 사건 현장 방문이라는 점에서 지난 28년간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개구리 소년 사건’에 대한 해결 기대감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민 청장은 이날 30년 가까이 미제로 남아있는 개구리소년 사건의 실체 규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민 청장은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겠다”며 “모든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해 유류품을 재검증해 조그마한 단서라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별한 단서를 확보하고 현장을 찾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여러가지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오른쪽)이 20일 오후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현장을 방문, 희생자 박찬인(당시 10세) 군의 아버지 박건서(67)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민갑룡 경찰청장(오른쪽)이 20일 오후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현장을 방문, 희생자 박찬인(당시 10세) 군의 아버지 박건서(67)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현장에는 우군 아버지 외에도 실종자 아버지 2명도 참석했다.


한편 개구리소년 사건은 지난 1991년 3월 26일 오전 와룡산에 도롱뇽알을 잡으러 간 9∼13세 소년 5명이 실종되면서 시작됐다. 경찰 등은 소년들이 와룡산 일대를 중심으로 연인원 32만여명을 투입해 수색을 벌였으나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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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10여년이 지난 2002년 9월 26일 와룡산 4부 능선에서 실종 소년 5명의 유골이 발견됐다. 실종 소년들이 살았던 마을에서 약 3.5㎞ 떨어진 곳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대구 와룡산을 찾아 ‘개구리소년 사건’의 유골이 발견된 장소를 살펴보고 있다./대구=손성락기자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대구 와룡산을 찾아 ‘개구리소년 사건’의 유골이 발견된 장소를 살펴보고 있다./대구=손성락기자


유골 감식·부검 결과 두개골 손상 등의 흔적이 발견돼 타살로 추정됐다. 이후 용의자 관련 제보만 1,500건 이상 접수됐으나 모두 허탕이었고 지금까지도 실종·사망 경위가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 공소시효는 2006년 3월 25일로 만료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경찰은 사건을 종결 처리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오다가 2015년 12월 ‘내사중지’ 상태로 전환했다. 지난 4월부터는 대구지방경찰청 미제사건 수사팀이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기록 재검토, 첩보 수집 등을 하고 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손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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