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아람코 기업공개 참여하라" 사우디, 부유층 '강제 동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기업공개(IPO) 때 주식 매수에 참여하도록 부유층을 압박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최근 석유시설 피격으로 아람코 상장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전망이 비관적으로 흐르는 가운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 2조달러(약 2,379조원) 달성을 위해 부유층을 강제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 상장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이 같은 방안 마련에 나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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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주타깃이 된 것은 부패 혐의로 수감된 부유층이다.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지난 2017년 11월부터 수백명의 왕족과 정재계 인사들을 리츠칼튼호텔에 억류해왔다. 특히 앞서 3개월 넘게 갇혀 있던 중동의 대부호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동결돼있는 자산의 상당 부분을 아람코 주식 매수에 투입하라는 압박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부호들이 이 같은 압력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사우디 정부가 왕족까지 아람코 IPO 흥행에 동원하려는 것은 그만큼 아람코 상장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빈 살만 왕세자는 아람코 기업가치를 2조달러로 고집하고 있지만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1조~1조5,000억달러 수준이 현실적이라고 평가한다. 여기에 최근 사우디 아람코 시설이 피격당하면서 아람코 상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고조되는 실정이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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