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일본을 수출규제 강화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양자 협의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2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가와라 잇슈 경제산업상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을 WTO에 제소한 것과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드러냈다.
일본 정부는 무역 분쟁이 발생한 경우 우선 양자 협의를 하게 돼 있는 WTO 규정에 따라 한국의 협의 요청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이날 중 한국 정부에 전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협의의 일시와 장소는 외교 루트를 통해 조정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4일 일본 기업들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3개 소재를 한국에 수출할 때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규제 강화 조치 1탄을 감행했다. 한국 정부는 이 같은 조치가 부당하다며 이달 중순 주제네바 일본대표부와 WTO 사무국에 양자 협의 요청서를 발송했다.
다만 스가와라 잇슈 경제산업상은 이날 “(일본의 조치가) WTO 협정과도 맞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 정부는 수출 규제 강화가 정치적 동기에 따라 이뤄진 것이며 한국에 대한 차별적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고, 이에 일본 정부는 수출 관리를 적정하게 한 것일 뿐 WTO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WTO 분쟁해결 절차에 따라 양자 협의를 밟더라도 일본의 입장 차이가 커서 양자 협의로 분쟁이 해결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만약 60일 이내에 양자 협의로 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은 제삼자가 판단하도록 패널(분쟁처리위원회) 설치를 요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