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케미(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양자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북한과 관련, “이 나라에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은 내가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나는 이것이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나라(북한)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그(김 위원장)도 이것을 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지난 50년간 북한에 대해 제대로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다면서 “우리(나와 김 위원장)는 관계를 갖고 있다. (그 이전에는) 그들(북한)과 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문제에 대한 전망과 관련, “해결될지도 모르고 해결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그 사이 오랫동안 핵실험이 없었다”고 외교적 성과를 과시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일부 단거리 미사일들을 발사하긴 했지만, 이는 모든 다른 나라들이 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미 간 실무협상을 앞두고 외교 성과 띄우기에 나서는 한편 미국 조야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북정책 비판론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우호 관계를 과시하고 실무협상 북측 대표로 알려진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리비아 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방법’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지난 2월 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멈춰있던 비핵화 시계가 다시 돌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관전 포인트는 북한이 실무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플러스알파(+α)’를 수용할지 여부다. 외교가에서는 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노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최소한 미국 내에서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α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차 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북한 내 핵시설 5곳 중 1~2곳만 폐기하려 했다고 협상 결렬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고농축우라늄농축시설 외에도 영변+α로 거론되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일부 폐기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 제거 등으로 보여주기식 성과가 있어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그에 대한 상응 조치로 한미연합훈련 및 전략자산 전개 중단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정권이 사활을 걸고 있는 제재 해제의 경우는 금강산 관광 재개 정도 선에서 열어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합의를 지키지 않을 시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조항이 적용될 수 있는 정제유 할당량 확대나 연말로 예정된 북한 노동자의 귀환기간 연장 등도 상응 조치 카드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