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여파로 중도층과 수도권·청년 지지율이 흔들리면서 위기감이 커진 결과다. 국정 지지도가 계속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민주당이 예상보다 훨씬 큰 폭의 ‘물갈이’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22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은 늘 기성 정치에 피곤해한다. 물갈이를 하지 않고 선거를 치른 적이 있었냐”며 인적 쇄신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포스트 조국 임명’ 국면에서 더 심하게 흔들리는 중도·수도권·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당이 새 인물 찾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주장은 최근 당내에서 나오는 ‘중진 물갈이’론과 직결된다. 최근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판 짜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민주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이달 초 소속 의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내년 총선 불출마 의향이 있으면 사전 신고를 해달라고 했다.
중진 사이에서 감지되는 위기감은 더 크다. ‘3선 이상이 너무 많고 386세대를 언론에 흘리는 것을 보니 이해찬이 명분을 만들어 감정을 앞세울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송영길 의원이 받으며 민주당은 한 차례 술렁였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이 대거 내년 총선에 불출마한다는 내용이 기사화되자 유 사회부총리가 직접 부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더 나빠지면 의원들이 직접 ‘중진 용퇴론’을 꺼낼 가능성도 있다.
당 지도부가 ‘전략 공천’ 폭을 확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당 대표가 선거 전략상 필요한 경우 전체의 20% 안에서 최고위원회의와 당무위원회의를 거쳐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가 그동안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겠다”고 수차례 얘기해왔지만 필요할 경우 혁신적인 인물을 지역에 배치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지금까지 현역 지역위원장 등의 반발을 고려해 전략공천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당 전체가 살려면 불가피한 선택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도권의 한 3선 의원은 “전략 공천을 확대할 경우 오히려 ‘친문 공천’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역풍이 불 수도 있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