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센터장이 영입되면서 완성된 현대·기아차의 디자인 ‘삼각편대’가 모두 같은 학교를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스위스에 캠퍼스가 있는 아트센터칼리지오브디자인(ACCD)이다. 현대·기아차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루크 동커볼케 최고디자인책임자(부사장)와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 하비브 센터장(전무) 모두 이 학교에서 공부했다. ACCD는 산업 디자인, 특히 자동차디자인이 유명한 세계적인 실용예술 학교로 영국 로열칼리지오브아트(RCA)와 함께 양대 디자인학교로 불린다.
1965년생인 동커볼케 부사장은 ACCD 운송디자인학과를 나왔다. 졸업 후 프랑스 푸조에서 자동차 디자이너 일을 시작했고 람보르기니와 벤틀리 등 럭셔리카 디자인을 하다가 지난 2015년 말 현대차로 영입됐다. 처음에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담당하다가 지난해 현대·기아차 디자인을 총괄하는 그룹 디자인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의 디자인을 책임지는 이 전무는 1969년생으로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뒤 미국 ACCD로 유학을 가 자동차디자인학을 공부했다. 동커볼케 부사장과는 벤틀리에서 함께 손발을 맞췄다. 벤틀리 플라잉스퍼, EXP10 스피드6 등이 동커볼케 부사장과 이 전무가 벤틀리에서 함께 작업한 성과물이다. 이 전무는 벤틀리 근무 시절 존경하는 자동차 디자이너로 동커볼케 부사장을 꼽기도 했다. 벤틀리 디자인의 핵심 업무를 맡고 있다가 2016년 현대차의 스카우트에 응하며 한국으로 돌아왔다.
다음달부터 기아디자인센터장으로 현대차그룹에 합류하는 하비브 전무도 ACCD(스위스)에서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다. 1970년생으로 캐나다 맥길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후 진로를 바꿔 ACCD에 진학했고 자동차디자인을 배웠다. 졸업 후 BMW에 입사해 5시리즈와 X7 등의 내외장 디자인 개발을 주도하며 수석 선행 디자이너로 선임됐다. 이후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를 거쳐 기아차로 영입됐다.
디자인 업계의 한 관계자는 “ACCD는 교과서적인 교육이 아닌 실용성을 강조하는 교육을 한다”며 “실용적인 연습을 매우 강하게 시키기 때문에 졸업 후 각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