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담임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립대에서 세습과 헌금 유용 등을 문제 삼은 교수를 해임 처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김기동 성락교회 담임목사가 이사장인 B 대학교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결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A 교수 등은 2017년 3월 성락교회 교회개혁협의회(교개혐)을 만들고 김기동 목사와 아들 간 교회 세습. 헌금 유용 등을 비판하며 교회 개혁을 요구했다. 이에 B 대학교는 같은 해 5월 허위사실 유포 등을 이유로 A 교수를 파면 처분했다. 그러자 A 교수는 불복해 소청 심사를 청구했고 파면 취소 결정을 받아냈다. 그러나 B 대학교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같은 해 12월 A 교수를 또 다시 해임했다. A 교수는 다시 소청 심사를 청구했고 해임 취소 결정을 받았다. 그러자 B 대학교가 또 반발해 지난해 7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 대학교 측이 A 교수를 해임한 근거로 든 4가지 징계 사유 모두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교수가 김 목사의 성추문 내용이 담긴 문서를 작성했지만 특정 교인에 대한 성추문 내용을 포함해 주변에 유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교회 측이 교개협 측과 예배당 사용과 관련해 서로 충돌한 것을 폭력 선동이라 한 데에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김 목사는 1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김 목사는 이에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