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임상 기초도 못지켜" ...'꿈의 치료제' 기대감 사라져

[헬릭스미스 美 3상 결과발표 연기]

"걸음마 수준 K바이오 현실 보여줘"

10조원 치료제시장 선점에 차질




코스닥 시가총액 3위 기업인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가 사활을 걸고 개발했던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VM202-DPN)’의 임상 3상 결과 발표가 연기됨에 따라 악재가 잇따르는 K바이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 신라젠의 ‘펙사벡 쇼크’에 이어 기대를 모았던 헬릭스미스마저 임상 수행 과정에서 미흡함을 보였기 때문이다.

헬릭스미스가 개발 중인 엔젠시스는 ‘꿈의 치료제’로도 불리는 유전자 치료제의 일종이다. 엔젠시스는 체내에서 간세포 성장인자(HGF)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해 새로운 혈관을 생성하고 손상된 신경을 재생한다. 당뇨를 앓을 경우 혈액에 존재하는 고농도의 혈당으로 신경세포가 죽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엔젠시스는 이 신경과 혈관을 재생한다. 헬릭스미스 측은 엔젠시스 개발에 성공할 경우 10조원에 달하는 치료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봤으나 이번 임상 결과 발표 연기로 의문부호가 붙게 됐다.


특히 이번 임상 결과 발표 연기에서 언급한 ‘위약·실험약 혼용’이 아직 걸음마 단계인 K바이오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위약과 실험약을 혼용했다는 것은 임상시험의 기초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임상시험 대행업체(CRO)의 잘못도 있겠지만 이를 책임져야 하는 헬릭스미스의 책임도 결코 작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에서 이름 있는 CRO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국내 바이오벤처가 개발 중인 신약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각 회사가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드는 등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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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릭스미스는 이번 발표에서 “엔젠시스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음을 입증했다”고 밝혔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임상 3상에서 안전성은 큰 의미가 없고 유효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상 결과 발표가 연기됨에 따라 바이오 업계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더욱 차가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신라젠과 에이치엘비가 실망스러운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자 주식시장은 헬릭스미스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헬릭스미스마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놓지 못함에 따라 K바이오의 경쟁력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헬릭스미스 측은 24일 기업설명회를 실시해 이번 임상 3상 결과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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